[열심히] 「Into The Rain」(2006) 이후 꽤 일관된 지향의 음악을 이어간 증거입니다. 클래식의 '악기', 재즈의 화성이 덧붙여진, 기승전결이 뚜렷한 밴드 곡이죠. 여기에, 극적인 포인트마다 날을 세우는 보컬이 더해집니다. 공연 무대를 통해 여러 차례 선보인 바 있는 곡인데, 앨범에 실으면서 극적인 구성과 예리해진 보컬 톤을 살렸습니다. 「Into The Rain」의 여운이 워낙 컸던 탓도 있겠지만, 불온한 텐션을 극적인 보컬로 어필하는 곡은 아니다보니 듣는 분의 기대에 따라 호불호는 갈릴 듯 합니다. '웃는다'처럼, 여러 파트로 구성된 서사를 차근차근 끌어올려 가는 정공의 미덕을 보여줍니다. 팀이 그간 잘 해왔던 것을, 욕심 없이 성실하게 드러내는 곡. ★★★

[정병욱] 익숙한 ‘뮤즈그레인’의 이름에 대한 기억이 10년 전 대학가요제 무대였다는 것도, 당시 무관의 팀이었다는 회상도 새삼스럽고 놀랍다. 고급스런 재즈풍 발라드 반주에 맞춰 김승재(보컬)가 하이톤의 중성적 톤으로 처연하게 울부짖던 「Into The Rain」의 짙은 정서가 생생하다. 이번 미니앨범의 타이틀 「손바닥」에서도 김승재의 목소리와 존재감은 변함이 없다. 다만 장르적 분위기가 변하여, 어쿠스틱한 기타의 횡적 파동과 바이올린의 종적 파동이 민속적 선율로 교차하는 아이리시풍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풍부한 표현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역할에서 벗어나, 명백히 밴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 보컬의, 반주와의 합이 유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