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데뷔 EP 『This Is A Mess, But It's Us』(2014)를 통해서 포스트 그런지부터 일렉트로닉적인 분위기의 트랜스코어/메틀코어 사운드를 능숙하게 구사하면서 가능성을 선보였던 메스그램이 올해 메인보컬을 지영으로 교체한 이후 새롭게 작업해 처음 발표한 싱글의 타이틀 트랙. 함께 수록한 「From Hatred To Apathy」가 그들의 기존 지향점을 충실하게 재현했다면, 이 타이틀곡은 놀랍게도 이 밴드가 중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멜로디임을 새삼 확인하게 만드는 서정적인 어쿠스틱 지향의 록 발라드(!)다. 물론 절정 부분에서는 여성보컬이 활용된 고딕 메틀 밴드의 전형을 따라가는 것 같지만, 멜로디 라인을 주도하는 지영의 보컬이 풍부하게 그 맥을 붙잡고 흘러가기에 충분히 드라마틱한 결과물을 완성해냈다. 물론 다른 곡들 사이에서 이 곡을 어떻게 라이브로 소화할지는 살짝 궁금하지만. ★★★☆

[박병운] 이들의 최근 이력을 쫓아 온 이들이라면, 보컬리스트 교체에 의한 공모와 선정의 과정을 봤으리라. 이들이 앞으로 보여줄 방향에 대한 우려를 「From Hatred To Apathy」 쪽이 식혀 준다면, 이쪽은 새로운 보컬리스트의 성향과 기량에 대한 소개의 포트폴리오 같다. 어쩌면 후반부 있을까 했던 그로울링한 반전보다 파워 발라드의 공식에 따르는 쪽으로 흘러가 고개가 갸우뚱하긴 했다. 하지만 셀프 프로듀싱 음반에서도 여전히 사운드 공정의 수준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순간이 포착된다. ★★☆

[정병욱] 트랜스코어의 화려한 일면을 자랑했던 2년차 신예 메스그램의 싱글이다. 함께 발표한 다른 싱글 「From Hatred To Apathy」와 달리 「Patterns」는 그의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의외인 소박한 팝록 넘버이지만, 들여다본 사운드는 역시나 옹골차고 질적인 수준의 변함이 없다. 화려하지 않은 극적 설정 속에서도 유지해내는 리프의 집중력과, 말미에 소리의 밀도와 여백을 팽팽히 조율한 드라마틱한 전개가 준수하다. ★★★☆

[조일동] 메스그램이 이런 어쿠스틱 트랙을 내놓을 것이라 누가 예상했겠는가? 이번 싱글에 담긴 두 곡의 만족스런 완성도에 괜히 지나가는 사람들에 《음악취향Y》가 2014년의 신인으로 선정했던 바로 그 메스그램이라 말하고 싶어진다면 오바겠지? 사실 이번 싱글에 담긴 두 곡은 하나의 호흡으로 들어야 한다. 팝에 가까운 슬로우 템포의 어쿠스틱 넘버 「Patterns」의 잔잔한 시작은 더블 베이스 드러밍과 팜 뮤트 리프로 폭발할 듯 시작한 「From Hatred To Apathy」이 두 보컬리스트의 대비되는 코러스와 함께 사그라지는 장면에 이어질 때 더욱 진가가 발휘된다. 「Patterns」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잠깐의 밴드 연주 역시 「From Hatred To Apathy」의 대구로 읽힐 때 더 웅장해진다. 따로 들어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헤비니스 계열 음반 거개와 마찬가지로 단 두 곡이 담긴 싱글이라도 덩어리로 들을 때 효과가 급증하는 매력적인 싱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