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6-5] 혁오 「와리가리」

혁오 (Hyukoh) 『22』
3,206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05
Volume EP
레이블 두루두루amc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혁오라는 밴드가 작년 데뷔작으로 가장 빠르게 인디 록 팬들과 평론가들, 그리고 대중의 시선까지 끌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서구의 고전적 기타 팝/록과 R&B의 그루브를 제대로 이해하고 만들어낸 리더 오혁의 곡들을 이제 갓 20대에 접어든 나머지 동갑내기 멤버들이 원숙하게 연주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혁은 중국 생활 20년 속에서 선배들과 R&B밴드를 한 경험이 있다.) 그들의 야심찬 두 번째 EP의 첫 트랙은 전작의 「위잉위잉」(2014)과 일면 상통하는 느낌도 있지만, 여전히 섹시하게 귀를 간지럽히는 오혁의 보컬과 오버하지 않고도 그루브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기타 스트로크, 그리고 흐트러짐 없는 리듬 파트의 비트 감각이 삼위일체를 이루면서 훨씬 원숙해진 초국적 펑키 팝의 진수를 들려준다. ★★★★

 

[김용민] 라디오를 지배했던 「위잉위잉」의 소름은, 검정치마의 관조적인 느낌과, 장기하가 주창했던 '루저의식'이 너무나 안전하게 폭발한다는 점이었다. 그 중심에는 오혁의 끈적끈적하면서 섬세한 보컬이 있다. 알 듯 모를 듯 꼬아 뱉는 가사를 이해시키는 키가 바로 오혁의 보컬이라는 것이다. 다만 「와리가리」에서는 전작의 위태위태한 느낌마저 안전해진 느낌이다. 8개월 사이에 노련해졌다는 표현이 좀 어색하긴 해도, 조금 앞당긴 훅의 배치나 다양해진 이야기는 누가 봐도 짬 조금 더 먹은 뮤지션의 모습이다. 다만 그것이 꼰대 같은 모습이라는 것은 아니다. 이전에는 대중들이 좋아할지 모르고 음악을 했다면, 이제는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좋게 들리게 하는 정도라는 것. 어떤 측면에서는 이것을 영악한 음악으로 규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염려를 접게 만드는 것은 ‘자랐다’를 ‘다쓴 야광별을 떼어냈죠’라고 말하는 그의 표현력에 있다. 여전히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세심한 언어의 선정은 기대를 안할래야 안할 수 없게 만드는 능력이다. ★★★☆

 

[안상욱] (넓은 범위에서) 소울을 구사하는 밴드 들중 보컬의 초절기교에 기대는 소울사이어티나 힙합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는 쿠마파크와는 달리, 이 곡에서 혁오는 목소리에 입혔음직한 이펙트를 모두 걷어내고 남는 담백한 그루브로 승부한다. 곡의 전반을 지배하는 기운없는(?) 정서는 '오며(와리) 가며(가리) 만나고 헤어지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가사를 음미하다보면 그냥 납득이 간다. 이처럼 툭 내뱉어대는 기운없는 소리를 기본으로 하지만, 자연스레 긁는 허스키한 비음과 더불어 후렴에서 처럼 건조한 가성을 자유자재로 변용하는 오혁의 보컬은 근래 보기 드문 명품이다. 여기에 목소리와 대작을 마다하지 않는 임현제의 깔끔한 스트로크가 있어 이 곡이 더욱 빛난다. 전작 『20』(2014)에 이어 혁오가 왜 요즘 대세인지를 증명하는 싱글.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와리가리
    오혁
    오혁
    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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