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에누리 없는 하드코어

Sick Of It All 『Last Act Of Defiance』
748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4.09
Volume 11
레이블 Century Media
공식사이트 [Click]

* 이 글은 잡지 《파라노이드》에 실린 글을 수정한 것입니다.


1980년대 중반 뉴욕 하드코어 펑크 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선구자, Sick Of It All (이하 SOIA)이 5년여 만에 토해낸 스튜디오 앨범은 단 1초도 쉬지 않고 전력질주 한다. 하드코어 펑크의 클래식으로 자리매김한 자신들의 역사를 다시 부른 『XXV Nonstop』(2011) 이후 첫 작품이다. 『XXV Nonstop』, 어땠는가? 하드코어 팬의 입장에서 베스트 앨범을 낸 SOIA에게 존경심이 일기도 했지만, 나는 왠지 꼰대스러운 베스트 앨범 따위 내지 말고 제목 그대로 멈추지 말고 계속 신보를 향해 앞으로만 달려 나갔으면 싶던 게 솔직한 마음이었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Last Act Of Defiance』에서 SOIA는 세상을 향한 분노의 시선을 조금도 늦추지 않으면서, 더 강력한 사운드로 우리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싸우자고 독려한다. 말 그대로 논스톱 전진을 외치는 작품이라 하겠다. 멤버 전원이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을 함께 달려왔지만, 여전히 밴드의 역사가 시작된, 지금도 진행 중인 뉴욕의 브롱스 지역은 척박하다. 현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탐욕에 물든 세상은 브롱스 주민들을 더욱 극으로 몰아갈 뿐이다. 그래서 밴드는 브롱스를 “우리의 힘으로 접수하자”고 외치고 있다.
 
Lou Koller는 1%도 흐트러지지 않은 뱃심으로 끝까지 꾹꾹 눌러가며 노래한다. 형제인 Pete Koller의 기타는 Lou의 목소리에 최적화된 리프로 꾸역꾸역 질기게 사운드를 견인한다. 현 멤버 중 마지막으로 1992년 SOIA에 안착한 Craig Setari의 베이스는 피터의 기타를 지원하는 한편, 자신만의 탄력 넘치는 베이스 솔로를 툭툭 던지며 긴장감을 한껏 고조시킨다. 세 멤버의 활력은 Armand Majidi의 킥 드럼과 플로어 탐의 빵빵한 저음 지원 덕분에 더욱 활력을 얻는다. 밴드 멤버 하나하나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동시에 서로의 연주를 극적으로 자극하는 진정한 인터플레이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밴드가 합심해서 외치는 내용은 미국 사회에 대한 분노와 하드코어를 지켜보는 팬/동료에 대한 우정이 교차한다. 이들은 지식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세상을 바로 쳐다볼 수 있는 진실을 말한다. 「Part Of History」에서 우리 자신을 상품으로 팔게끔 만든 더러운 의도와 창피한 진실이 가려진 현실을 미국 역사라고 외친다. 911에 대한 모든 자료가 공개되는 2061년이 되면 진실은 무엇이었는지 밝혀질까?(「2061」) 그 때도 위정자들은 진실을 가릴지 모른다고 다 같이 눈을 부릅뜨자고, 그 분노를 질료로 행동하라고(「Act Your Rage」) 포효한다. 911 이후 '안전'이란 말 속에 사라진 개인의 자유, 테러의 위협을 핑계로 시민들을 위협하는 잘못된 정부에 끝까지 싸우라고(「DNC」) 말한다. 한 인터뷰에서 밴드는 지금의 미국(오바마 정권)이 부시 정권보다 호시절인 것은 분명하지만, 미국 사회를 뒤덮은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일갈한 바 있다. 사회에 대해 그토록 분노에 찬 날카로운 시선을 던지는 SOIA이지만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는 따스하다. 10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했지만 자신들은 하드코어 음악을 지키는 “씬의 일부”라고 말한다. 「Road Less Traveled」는 생업 때문에 장거리 투어를 다니며 팬들을 만날 수 없는 씬의 동료들에 대한 노래다. 수많은 인터뷰에서 밴드는 자신들이 밴드 활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것에 감사하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동료들에게 안타까움과 존경(새벽에 연습하며 무대를 이어나가는)을 반복적으로 표명해왔다.


이러한 메시지와 그를 담아내는 떼창 중심의 SOIA 스타일이 왜 감동적일까? 나는 떼창의 감동이 20세기를 마감하면서부터 모든 책임이 사회가 아닌 개인에게로 돌아온 우리 현실의 반향이라 생각한다. 사회에 대한 분노는 어느새 개개인의 외로운 목소리가 되어버렸다. 구조적 모순을 바라보기 전에 고립되고 소외된 개인은 눈앞에 닥친 생계의 허덕거림을 홀로 해결하기 급급하다. 그런데, SOIA은 당신 앞의 고통이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이며, 따라서 홀로 헉헉대지 말고 서로 연대해서 우리의 분노를 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매 곡의 핵심적인 코러스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가치를 다 함께 떼창으로 외치는, 아주 원초적인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무식할 정도로 우직한 밴드의 음악에 감동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SOIA의 음악에서 당신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혁신적인 사운드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감상의 포인트가 다른 음악이다. 얼마나 더 청자를 공감케 하고, 그래서 얼마나 더 함께 점프할 수 있게 만드는가가 중요한 음악이다. 그런 의미에서 SOIA의 2014년 말에 발표된 『Last Act Of Defiance』는 다소 방전된 것처럼 느껴지던 밴드의 분노 게이지가 완전히 재충전됐음을 1초의 예외도 없이 보여준다. 뉴욕 하드코어의 정수를 꾹꾹 눌러 담은 이 앨범은 데스메탈보다 강렬하고, 젊은 메탈코어보다 뜨겁다. 오늘 당신이 세상을 바라보며 분노에 차 있다면, 왜 그렇게 되었는지 비판적으로 생각하라. 그리고 함/께/행/동/하/라! SOIA이 30여 년 간 외쳐온 단 하나의 진리다. 2015년의 한국을 사는 우리에게도 당연히 해당되는 얘기 아닌가.



Credit

[Member]
Lou Koller : Vocals
Pete Koller : Guitar, Backing Vocals
Armand Majidi : Drums
Craig Setari : Bass, Backing Vocals

[Staff]
Produced by Tue Madsen at Nova Studio in Staten Island, NY.
Mixed and Mastered by Tue Madsen at Antfarm Studio in Denmark.
Engineered by Jerry Farley
Artwork by Ernie Parada
All Songs are written by Sick Of It All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Sound the Alarm
    -
    -
    -
  • 2
    2061
    -
    -
    -
  • 3
    Road Less Traveled
    -
    -
    -
  • 4
    Get Bronx
    -
    -
    -
  • 5
    Part of History
    -
    -
    -
  • 6
    Losing War
    -
    -
    -
  • 7
    Never Back Down
    -
    -
    -
  • 8
    Facing the Abyss
    -
    -
    -
  • 9
    Act Your Rage
    -
    -
    -
  • 10
    Disconnect Your Flesh
    -
    -
    -
  • 11
    Beltway Getaway
    -
    -
    -
  • 12
    Sidelined
    -
    -
    -
  • 13
    Outgunned
    -
    -
    -
  • 14
    DNC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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