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2-2] 모비딕 「꽃이 지다」

모비딕 (Moby Dick) 『꽃이 지다』
2,616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01
Volume EP
레이블 융가Ent.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디오니서스, 스트레인저, 미스테리, 솔로 활동을 거친 이시영이 1997년 결성하여 지금까지 집념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하드 록 밴드 모비딕의 2년 만의 새 EP 타이틀곡. 언제나 순수한 클래식 하드 록 본연의 사운드를 추구해왔던 그들은 이 곡에서도 여전히 자신들만의 '고전주의'를 고집 세게 지키고 있다. 2013년 연말 서울역 고가 위에서 현 정권에 대한 저항을 담아 투신했던 이남종의 분신을 추모하는 의미를 담기에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더 무겁고 비장하게 들린다. 이러한 분위기는 클래시컬 메틀 분위기의 신시사이저-건반 연주와 이시영의 투박하지만 호소력 강한 보컬 속에서 더욱 강조되고 있고, 중반부의 신현태의 격정적인 기타 솔로는 근래에 들었던 하드 록/메틀 기타 솔로들 가운데 가장 인상적 순간을 남긴다. ★★★☆

 

[정병욱] 메시지가 음악성을 보증하지는 않는다지만 내용과 형식의 잘 짜인 결합이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산화된 신화로서 현실 서사를 중심축에 둔 채, 1·3인칭을 오가는 추모와 1·2인칭을 오가는 나와 우리에 대한 반성이 처절히 드러나는 가사는 현 시점의 대중음악에서 쉽사리 접하지 못할 정서다. 연주와 보컬 모두에서 토해내는 굵직하고 단단한 사운드는 비장함을 더하고 주부(主部)에 이어 꼬리를 무는 건반과 보컬의 메아리는 지는 꽃잎의 처연함을 더해준다. ★★★☆

 

[조일동] 록 음악에서 가사의 존재를 무어라 생각하는지? 나는 글자 그대로의 의미가 아니라 어떤 감정, 감각의 상태를 전하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잘 정련된 가사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에게 잘 빠진 기타 리프 이상으로 어떤 감정을 전달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스크리모 보컬리스트의 절규 속에서 한국어 사용자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어떤 단어의 나열이 청자의 귀를 파고들었다면 그 가사는 성공한 것이다. 이승철은 허스키하고 강한 힘이 느껴지는 목소리를 가졌지만 정교한 가사 전달력을 갖고 있다. 이남종씨의 분신에 대해 모르더라도 이 노래를 들으며, 절박함과 안타까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우리 모두의 소심함에 대해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자연스레 가슴 한 켠이 서늘해지면서. 가사와 별개로 키보드와 함께 진행되는 묵직한 리프 위에 던지는 이승철의 노래는 네오클래시컬 메탈 보컬리스트로 휘젓던 젊은 시절과 다른, 모비딕 초기의 모호한 방향성의 갈팡질팡하는 모습과도 또 다른, 진정한 전성기라 평하고 싶다. 텁텁하면서도 소울풀한 그의 목소리에 펜타토닉 스케일을 전면에 세운 기타솔로가 키보드 솔로 후 몇 마디라도 더 등장했더라면 곡의 감정이 좀 더 풍부해지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꽃이 지다
    이시영
    이시영
    모비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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