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원] ‘진짜 힙합’에 대한 논의는 힙합에서는 특수한 공간이라 할 수 있는 한국 내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한국에서 ‘랩발라드’가 탄생하고, 그에 대한 비판이 가열하게 가해지는 만큼 미국에서도 무엇이 진정한 힙합이냐에 대한 논의는 끊임없이 있어 왔다. 특히, 한없이 찌질하고 순애보적인 Drake가 히트친 이후부터 그 논쟁은 감성적인 면에 있어서 더욱 불거진 게 사실이다. 즉, 그와 같은 갑론을박은 남성성, 진정성 등이 강조되는 장르 특성상 필연적으로 거칠 수밖에 없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 사이에서 누가 이기고, 지고를 가리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그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힙합 고유의 멋을 지키기 위한 경계와 허용, 그리고 자각이 건강하게 이뤄진다는 점이다. 딥플로우의 「잘 어울려」는 그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트랙이다. 그는 트랙을 통해 장르 아티스트로서 가진 자신의 멋을 뽐냄과 동시에 자신이 생각하는 ‘Fake’들에 대한 약간의 비판도 가미하며 청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안기고 있다(그에 대한 대응 격으로 긱스(Geeks)가 공개한 「F.U.L.U.」(2015)도 그에 한몫한다). 특정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잡고 장소, 외양, 태도 순으로 메시지를 확장해나가는 효과적인 방법론이 압권인, 깔끔하게 떨어지는 디스곡 아닌 디스곡이었다. ★★★☆

[열심히] 여전하다의 명과 암을 모두 가져가는 싱글입니다. 진짜-가짜 프레임을 맴도는 메시지는 주제의 진부함과 간결한 표현의 힘이 왔다리 갔다리 합니다. 실제 상황과 실명을 거론하는 일종의 디스곡이기도 한데, 본격 디스곡 반열에 올리기는 또 애매한 곡이기도 합니다. 올드한 비트 메이킹과 서사의 맞물림은, 이 곡의 ‘날서림’을 종종 어르신 덕담처럼 들리게 하거든요. 딱히 쳐지는 곡은 아닌데, 그것과 ‘죽이는 곡’ 사이의 거리라는 것도 만만치는 않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