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29-3] 자메즈 「아우디 (Audi)」

자메즈 (Ja Mezz) 『나의 하루 1 : 아우디 (Audi)』
2,43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5.01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그랜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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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대] 살바도르 달리의 늘어진 시계 마냥 엿가락 같았던 「나무늘보」(2014)의 비트를 기억한다. 자메즈의 곡이었는데 그는 언젠가 ‘한국의 Drake’쯤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그 때 했었다. 그의 랩 속엔 짜증과 무관심에서 비롯된 성찰이 있다. 이건 분노와 허세와는 조금 다른 정서인데 신곡 「아우디」에서도 그 정서는 짙다. 알토 색소폰이 그리는 재지 무드와 어반 소울 키보드를 클랩 비트 위에 얹은 비트를 타고 지금 자메즈가 내뱉고 있는 것은 “전역하고 나면 물러 설 곳 없”는 “20대 대한민국 남자 청년”이다. 빨리 졸업하고 취업해서 죽어라 돈을 벌어야 하는 대한민국의 열정 담보들이 그 비싼 아우디 앞에서 맥없이 푸념하는 모습. 바로 말간 그루브에서 살얼음 같은 긴장이 느껴지는 이유이다. ★★★★

 

[김용민] 브라스 음을 씌운 비트는 좋았다. 그러나 가사를 찬찬히 살펴보면 일명 ‘보그체’와 비슷한 불편함이 느껴진다. 정격적으로 영어와 한글이 반복되는 형식은 그렇다 치자. ‘아픈 청년’을 표현려는 것인지 Swag을 표현하려고 하는 것인지 중간 중간에 핸들 꺾기가 너무 과격하다. 차라리 온갖 수식을 빼고 일기 정도의 이야기만 나열했어도 좋은 곡이 됐을 법 하지만, 허세가 좀 과했다. 영어 랩을 씌운 의도가 라임을 잘 맞추려고 한 것인지, 아니면 좀 심심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그렇게 받아들여지기 힘들 듯 하다. 저 별점의 대부분은 비트에 있다. ★★☆

 

[김정원] 랩은 어찌 보면 일반적인 보컬보다도 더 정교함을 요구하는 보컬 기술일 수도 있다. 한 음절이 있고 없고, 혹은 강세의 위치가 앞이냐 뒤냐 등 아주 조금만 달라져도 창작자가 상상하는 라인, 혹은 벌스가 안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메즈와 같이 전체적으로 레이드백(Laid-Back) 스타일의 랩을 구사하는 래퍼에게는 더욱이나 그렇다. 그는 매 벌스의 첫 마디부터 마지막 마디까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편인데, 「아우디」에서는 앞서 발표했던 두 장의 싱글에 비해 그 긴장을 간혹 깨뜨리고 있다. 즉,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완벽함은 부족하다는 말인데, 이는 이전보다 더 확고해진 주제의식을 소화하는 과정에 기인한 게 아닌가 한다. 하고 싶은 말을 온전히 담아내는 데에 더 확실한 단어와 표현을 찾지 못한 셈이다. 그러나 사물에 빗대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낸 점, 묘사를 통해 청자의 상상력을 자극한 점, 중간에 등장하는 변주 파트도 어렵지 않게 소화해낸 점까지 합하면 본 작품이 그의 전작에 비해 떨어지는 후속작이라 할 수는 없다. 앞으로 발표할 계획이라는 EP 앨범에서는 주제의식과 정교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더 확실히 잡기만 하면 될 듯하다. ★★★☆

 

[열심히] 슬로 템포로 차분히 내려앉는 비트/멜로디 트랙들에 브라스로 포인트를 잡는 프로듀싱이 알딸딸한 취기를 자아내는 곡입니다. 어쿠스틱한 사운드 소스들의 결 또한 인상적인데, 엔지니어링 과정에 소리헤다가 참여했다고 하네요. 열등감, 공허함 등을 상황극의 스토리텔링에 빗대어 풀어내는 자메즈의 가사는 곡의 분위기와 좋은 궁합을 이룹니다. 차분한 톤으로 시작해 서서히 감정의 폭을 넓혀가는 래핑을 보여주는데, 물 흐르듯 유려하게 이어지는 전자에 비해 후자는 단조로운 라임 배치로 다소 아쉬운 플로우를 보여주는데, 이 또한 곡의 주제 때문이었는지를 확인하려면 그의 정규작업물이 될 『1/4』를 기다려봐야 할 듯 싶네요. ★★★☆

 

[정병욱] 아무래도 《Show Me The Money 3》(2014)에 나와서 “심사위원들 긴장감이 없는 것 같다” “유명한 랩퍼, 아이돌 빼면 남은 자리 누가 차지하겠느냐”고 말했던 심지는 자메즈의 성정이었던 듯 싶다. 하지만 지조만이 아닌 동시에 실력까지 갖추었다고 평할 만하다. 「Wanna Get」(2014)를 통해 대세가 트랩(trap)을 원할 때 시대를 거스른 붐뱁(boom bap)을 택할 수 있음을 증명했던 그다. 「나무늘보」에서는 그에 더해 속사포 랩을 의도적으로 겨냥한 듯 느림의 미학을 설파했다. 이번 「Audi」 역시 그냥 넘어가지 않고 허세 중독에 빠진 한국 힙합 신의 습관성 자위에 메스를 들이민다. 가사의 경우 허위 아닌 수준을 넘어 열폭에 가까워 거의 거세에 가깝다. 래핑은 빠른 속도로 자기만의 스타일을 굳혀나가는 중. 하이 톤이나 거센 발음의 강조, 흔한 샤우트 한 번 없이 라임과 조음, 그루브에 집중한다. 그런 가운데 비트와 사운드, 랩의 삼합 또한 찰기가 훌륭하다. 작금의 국내 주류 신이 주도하는 힙합 이미지와는 분명 정반대 노선을 걷고 있지만, 이런 가사가 사실 진짜 오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동류의 이야기고 그런 음악이 진짜 힙합 음악에 가깝지 않은가.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아우디 (Audi)
    자메즈
    최준혁
    최준혁, 자메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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