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 Out #18-1] 눈뜨고코베인 「퓨처럽 (Future Luv)」

눈뜨고코베인 『Skyland』
2,23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4.10
Volume 4
레이블 붕가붕가레코드

[박병운] 신작에서 일렉트로니카의 요소나 신스팝의 추억 함유량을 섞어서 선보이는 경향이야 최근 밴드들의 귀환 방법 중 하나이긴 하다. 하지만 깜악귀의 맑되 묘하게 뒤틀린 보컬과 금지된 욕망에 대한 발산과 쾌락적 상상력을 토로하는 가사, 연리목의 씩씩하게 경쾌한 신스 사운드, 이를 뒷받침하는 코러스는 눈뜨고코베인이라는 이름값 안에선 범상치 않게 들린다. 욕망이 금지된 미래 세계에 대한 반역의 내용에서 희망과 찰나의 도피 보다는 암담한 전망이 읽히는 것은 착각은 아닐 터이다. ★★★

 

[박상준] ① SF적 상상력이라는 말은 제쳐놓고, 눈코의 이번 작업은 겁에 질린 남녀의 도주 행각에 대한 기록이라는 전개에 맞춰 보는 게 맞을 것이다. 합당하고, 또 탈피적인 망상으로의 접근(「외계인이 날 납치할 거야」(2005)), 블랙유머와의 결합(「하늘은 UFO」(2008))은 이들이 여태껏 걸어온 길에 대한 반증이며 축약이었다. 그러므로 이때까지의 커리어 전체의 심상을 지배하는 이미지를 극단적으로 감싸 안으며 드러내고 있는 「퓨처럽 (Future Luv)」은 그들의 디스코에서 가장 노골적이며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일종의 역설적인 선언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② 산울림, 송골매를 위시한 한국록의 복고를 테마로 사운드적인 명분을 획득했던 전작(정확히는 2집까지)들의 핑계(?)는 찾을 수 없다. 일렉트로니카 연주를 전면에 내세웠기에 그런 게 아니다. 그들만의 클리쉐를 적극 활용하는 당당함 때문이다. 별개의 이야기로 눈코는 늘 본인들의 서사를 연주에 덧입히는 작업에 몰두하곤 했다. 『Murder's High』(2011)로 완성 궤도에 오른 구어체 가사와 연주의 조화 따위의 것들. 이번 작업을 통해 눈코는 평론가와 대중이 숨긴 그들의 노력을 어느 정도 수면 위로 끌어내는 데 성공한다. 그게 매력적이다. 펑크보다 더 펑크스럽게 쾌락을 외치는 통쾌함과 더불어 말이다. 어쩌면, 아마도 아니겠지만, 그들이 내놓은 최선의 전략이 「퓨처럽」 안에 ‘대부분’ 들어 있는 것만으로 눈코가 내놓은 제일 능숙한 노래로 일컬어 부족함이 없다. 싱글만으로 논할 수 없는(해서는 안 될) 나머지 이야기는 『스카이랜드 (Skyland)』를 통해 차후 풀어가야겠지만. ★★★☆

 

[정병욱] 최근 멤버 격변을 겪은 눈코지만 깜악귀와 연리목이 여전하기에 그 색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매 앨범 조금씩 바뀌어 온 것은 장르나 사운드 같은 외피이고, 유지된 것은 경향이다. 1집부터 매우 강렬했던 눈코의 기조에는 언제나 시퍼런 날이 서있었고 이는 한편 딱히 대상을 명시한 공격용 날은 아니었다. 수사는 널뛰지만 결국 솔직함으로 요약되는 그들의 가사가 마치 갓 집어든 차가운 짱돌처럼 서늘함을 주었다고 할까. 1집으로부터 출발해 이 돌은 ‘뗀 돌’이 되기도 ‘간 돌’이 되기도 했다. 이번 돌은 참 매끈하게 다듬은 모양새다. 「퓨처럽」 속 주인공들은 쾌락적이고 사운드 역시 뉴웨이브의 가장 밝은 면만 차용하고 있어 매끈한 멜로디선이 선사하는 부드러운 촉감에 언뜻 이질감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퓨처럽」의 세계관은 분명 디스토피아다. ‘비정상에 대한 희화’ 또는 ‘뉴웨이브식 풍자의 현대판’이라고 포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들리는 대로 음악은 신난다. 다만 이를 눈코식으로 해석한다면 ‘비정상 아래 단념적 초극’은 될 수 있다. 이는 부슬부슬한 흙이 돼버리는 절념과는 다르다. 파격은 없지만 ‘돌’답다. ★★★

 

[차유정]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항상 비밀스러운 판타지를 추구하면서 길 잃고 방황하는 미아의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찢어지는 굉음처럼 들리기도 하는 신디사이저 소리와 염세적인 보컬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듯한 미래의 모습에 '좌표 없는 미래'의 색깔을 덧입혀 준다. 이처럼 날카롭고 암울한 것과는 별개로 배경에 흐르는 연주는 즐겁기 짝이 없는 기분을 전달하고 있어서 약간의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다. 이런 분열성이야말로 이 트랙을 잘 설명 해주는 감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3
    퓨처럽 (Future Luv)
    깜악귀
    깜악귀
    눈뜨고코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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