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오랜만에 듣는 멜로딕한 일렉트로니카곡이다. 전작인『Sand Dune』(2021)이 보코더 위주의 편곡을 선보였다면, 이번 곡을 비롯하여 앨범 전체적으로 신시사이저의 비중을 높인 편곡을 접할 수 있다. 전작보다 화음을 쌓는 과정도 훨씬 구체적이면서도 차근차근 풀어나가고 있는데, 그로 인해 전작에서는 비교적 빨리 가라앉던 감흥도 오래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도 생겼다. 뒤따르는 트랙들 또한 이 곡이 지닌 향취 덕분에 타당성을 얻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다. 앨범의 본격적인 시작점이라 해도 손색없을 완성도를 지닌 싱글이다.  ★★★

[열심히] 칠아웃한 그루브에 기반을 두고 간간이 악기의 연주감을 드러내는 사운드, 보코딩된 보컬, 리듬 패턴을 중심으로 서서히 텍스쳐를 빌드업하거나 빼가는 점층적인 전개방식까지. Daft Funk를 중심으로 이런저런 레퍼런스의 기청감이 느껴지지만, 그것이 마냥 나쁘지는 또 않은, 그래서 꽤 묘한 매력의 곡입니다. 뒤로 갈수록 고조와 긴장감을 악기보다는 앰비언스나 다양한 이펙트의 충돌, 왜곡 등을 통해 구현하면서부터는 레퍼런스에서 벗어난 오리지널리티가 보다 선명하게 올라오는데, 이 부분의 매력도 상당히 독특한 편입니다. 반복적인 구성 속, 빌드업을 통해 꽉 찬 사운드를 지향하는 곡임에도 산만하거나 지루하지 않은 선에서 최대한을 펼쳐내는 지적인 프로듀싱이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점이, 이 곡의 독특한 개성을 만들고 있지 않나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