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65-4] 전호권 「맑은 시」

전호권 『야즈드의 불빛』
485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3.08
Volume 2
장르 포크
유통사 마운드미디어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첫 정규앨범 『코스모스』(2021)로 한국 인디 포크 매니아들의 주목을 받았던 전호권의 2년만의 신작 『야즈드의 불빛』 타이틀곡. 사실 근래의 한국 인디 포크 씬의 경향은 크게 두 갈래로 갈리는데, 타 장르 편곡의 적극적 수용을 지향하는 쪽과 어쿠스틱 사운드의 기본을 지키려는 쪽이 있다. 아무래도 이번 그의 음악은 후자에 속한다고 할 텐데, 그래도 전작의 음악 속에 있던 신시사이저나 일렉트릭 기타의 활용을 이번 앨범에선 최대한 줄였다. 그리고 어쿠스틱 기타의 아르페지오와 그의 가창을 통한 가사의 전달에 더 많은 공을 들였다. “고대 도시의 불빛처럼 환한 것들(미래에 대한 꿈, 가족과 친구들의 소중한 마음)을 보며 느낀 감정을 노래했다”는 그의 말처럼, 이 곡은 앨범의 주제를 가사 속에 함축적으로 잘 담아냈다. “맑은 시와 단어는 반듯한 기도를 닮아”라는 가사 표현처럼, 결국 긍정적이고 건강한 마음에서 꿈과 사랑도 이뤄질 수 있다는 메시지가 듣는 이에게 위로와 깨달음을 안겨준다. 마치 최성원의 초창기 음악을 듣는 여린 섬세함을 주는 그의 보컬 역시 감상 후 곡의 여운을 안겨주는 매력 포인트다. 물론 실험적이고, 도전적 메시지가 강하고, 거창한 편곡도 포크의 매력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정말 “기본에 충실한 포크”에 요새는 더 정이 많이 간다. 바로 전호권의 음악과 이 곡이 그 조건에 가장 잘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

 

[이아림] 전호권의 음악에는 데뷔 싱글 「꿈결」(2020)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꾸준한 신조가 있다. ‘이상한 세상에서 아름다운 단어로 노래를 만든다’는 것. 그의 이상한 세상이란 슬픔과 불행, 우울과 불안으로 점철된 현실이고, 그가 정의하는 아름다움이란 별, 빛, 바람, 바다와 같은 단어로 그려낸 정경에 있다. 신작 『야즈드의 불빛』(2023) 역시 ‘환란의 세상’과 ‘아름답고 소중한 것’으로 앨범을 소개하며 고즈넉한 어쿠스틱 기타 소리까지 기존의 특색이 여전한 음반이다. 이국적이면서도 신비로운 인상까지 남기는 앨범 명은 김연수 작가의 《사월의 미, 칠월의 솔》(2013) 속 작가의 말에서 따왔다고 밝혔는데, 늦봄 같은 따끈함과 처연함이 어우러진 음악은 작가가 겪은 사막의 한순간과도 닮은 듯하다. 도시가 발광하듯 빛나던 가로등은 별을 잇던 「북극성」을, 이란의 사막 도시는 「길 위에서」로, 박봄의 노래 「Don’t Cry」(2011)의 "please don’t cry" 라는 노랫말이 흐르던 순간은 「숨」, 「풀잎들」을 비롯한 수록곡으로 궤를 같이한다. 그중에서도 「맑은 시」는 평소 아름답다 여기던 것들을 가득 채워 탐미적 열망이 도드라지는, 가장 전호권다운 곡으로 보인다. 비행운, 유채, 호수 등으로 그려낸 「맑은 시」의 풍경은 그가 생각하는 낙원의 한 자락처럼 평화롭고, 이를 표현하는 전호권의 미성은 소박하지만 투명하게 빛난다. 한때 아름답고 빛나는 순간만 이야기하는 것이 고민이었다지만, 빛과 어둠의 공존이 필연적이듯 그는 행복을 소망함으로써 이미 세상의 그늘을 절묘하게 담아왔다. 「맑은 시」의 자박자박 걸어가는 가사와 호젓한 분위기에 애틋함을 더하는 피아노의 조화가 바로 그 이유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맑은 시
    전호권
    전호권
    수진, 전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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