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98-2] 사오일 「도축 (feat. 이그니토)」

사오일 (xaoil (451)) 『인간목장』
185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4.04
Volume 1
장르 힙합
유통사 비트썸원
공식사이트 [Click]

[열심히] 메탈 사운드를 본격적으로 더한 힙합곡이라는 점에서 꽤 이채로운 시도를 한 곡입니다. 종교적 메시지를 가져오면서 나름 진지함의 명분을 잡은 점 또한 ‘독특한 정체성’으로서의 감상 포인트입니다. 다만, 메탈의 영향을 드러내는 디스토션 걸린 기타와 그로울링이 빌드업되는 브릿지부터의 맞물림이 썩 매끄럽지는 않은 곡입니다. 다분히 연극적인 톤으로 소화하는 래핑 또한 올드한 스타일이긴 하나 어쨌든 이는 호불호의 영역이죠. 반면, 어쨌든 이 랩라인을 돋보이게끔 사운드의 밸런스를 잡다보니 트랙도 밴드 사운드도 플랫하게 깔리다 갑작스레 불륨만 커지는 부분은 힙합곡으로서도, 메탈곡으로서도 어정쩡한 지점에서 듣는 맛을 밋밋하게 만듭니다. ‘악기 연주의 역동적인 존재감’과 ‘미디 트랙 위의 랩송’을 둘다 매끄럽게 조율하는 것이 아주 쉬운 건 아니라지만, 조금은 더 명확하게 우선순위를 잡았다면 어떨까 합니다. ★★★

 

[이아림] ‘xaoil’이란 팀명부터 이들의 음악까지 모든 게 강렬하다. ‘강렬’의 사전적 의미 그대로 사운드와 텍스트 자체가 주는 강렬함도 있지만, 무엇 하나 허투루 쓰지 않고 의미를 부여하는 치밀함도 인상 깊다. 특히, 사오일은 프로듀서인 '카일러비트'와 래퍼 '이도 더 나블라'가 결성한 힙합 팀인데도 하드코어 메탈처럼 들린다는 사실이 독특하다. ‘얼터너티브’의 등장과 더불어 장르도 다양해졌기에 록과 힙합을 결합한 것 자체는 그리 놀라울 것도 없으나 브루털 창법을 구사하는 래퍼는 분명 신선하다. 그에 걸맞은 비트의 파괴력과 날카로운 멜로디 소스는 곡의 텐션을 기민하게 조절해 흥미로운 익스페리멘탈 힙합을 만들어낸다. 사오일의 첫 정규 음반 『인간목장』은 여전히 디스토피아를 담았다는 점에서 데뷔작 『Sepia 451』(2021)의 연장선 같기도 하나, 두 앨범이 다루는 음울함은 다소 차이를 보인다. 이들이 모티브로 삼은 Ray Bradbury의 《Fahrenheit 451》(1953)에 따르면 과거의 사오일은 ‘언어의 통제’에 초점을 두어 우주와 같은 포괄적인 영역을 다뤘다. 그에 비해 『인간목장』은 폐쇄 병동을 주요 소재로 삼으며 소설과는 무관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앨범 전반에 깃든 기이한 불길함은 소설 속 ‘혼란과 절망’과 닮아있어 사오일만의 세계관을 다시금 견고히 한다. 병원을 목장에 비유하는 냉소 속에서 타이틀 「도축」은 업보와 죽음을 부르짖음으로써 어둡고 피폐한 현실의 단면을 노래한다. 서늘한 랩은 연산기호인 나블라가 역동성을 조율하는 것 같이 거칠게 날뛰는데, 중반부에 등장하는 이그니토의 벌스가 대비를 이루며 곡에 묵직함을 더해 균형을 이룬다. 한편, 목소리 뒤로 카일러비트가 빚은 인더스트리얼은 사오일의 전위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절박하고 처절하게 삶을 탐구한다. 이도더나블라의 그로테스크함에 카일러비트의 세련미가 뒤섞인 이 음악에서 두 사람이 가진 현재의 역량을 쏟아부은 듯한 열렬함이 전해진다. ★★★★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5
    도축 (feat. 이그니토)
    이도더나블라, 이그니토
    카일러비트
    카일러비트

Editor

  • About 음악취향Y ( 3,462 Article )
SNS 페이스북 트위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