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범음(梵音)의 소리를 서두로 삼은 콘트라베이스와 일렉트로니카의 대치, 거문고의 농현을 강조한 사운드가 다시 보컬로 이어지는 연결, 일렉트로니카가 쪼개는 비트를 주파하는 거문고의 대목을 듣다보면 신노이가 어떤 지향점의 음악을 하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이원술의 베이스는 이정석의 거문고와 더불어 묵직한 밑바탕을 책임지며, 일렉트로니카를 담당한 고담은 이 고즈넉한 밑바탕에 텐션을 새겨넣는다. 김보라의 보컬은 떨림음을 강조하는 보컬을 선보이는데, 자칫 한쪽 파트로 기울어질 수도 있었을 위태로움을 그이 나름의 실력으로 다잡는다. 컨셉에 충실하면서도 일견 벗어나는 대목이 있지만, 그게 싫지는 않다. 무엇보다 자신의 주관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공력만으로도 주목할 수 있는 싱글이라고 하겠다. ★★★

[조일동] 동동거리는 일렉트로니카 화선지 위로 더블베이스와 거문고가 나무색과 검정색 현의 농담을 흩뿌린다. 쏟아낼 때 뿐 아니라, 입 안에서 웅얼거리는 순간조차 소리의 압력이 청자를 때리는 구음이 소리의 핵심이다. 나아가 각기 다른 깊이와 농도를 지닌 악기들의 떠도는 소리를 아교처럼 끈적하게 하나로 모아내는 구음의 힘은 감동적이다. 자기 소리만의 순간을 만드는 연주자들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포착한 이원술의 녹음과 이를 입체적으로 구현한 윤정오의 믹싱에도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