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25-3] 실리실키 「Heroine」

실리실키 (Silly Silky) 『Silky : Episode 2』
521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2.10
Volume SP
장르 일렉트로니카
유통사 포크라노스
공식사이트 [Click]

[김성환] 아티스트가 활동명을 바꾼다는 것에는 나름 의미가 부여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이전에 하던 음악과 장르적 방향이 바뀐다던가, 아니면 활동 포맷의 변화나 추구하던 이미지(음악적+비음악적)의 업그레이드를 확실히 추구하려는 의도를 반영하는 경우다. 이미 한국대중음악상 수상 등을 통해 인디 일렉트로닉 씬과 평론가들에게는 그 능력을 인정받았던 예서가 실리실키로 스스로 ‘두 번째 데뷔’를 한 이유는 후자로 보인다. 알앤비의 끈적한 감성을 몽환적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매력적으로 융합시켜 왔던 그녀의 음악은 개명 후에는 싱글 커버에서 드러나듯이 보다 대중과 쉽게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추가한 것이다. 그 의지를 담은 작품이 지난 싱글 『SILLY: Episode 1』(2022)였다면, 이번 시리즈의 후속작 『SILKY: Episode 2』에서는 기조는 어느정도 유지하되, 예서 시대의 ‘관능성’이 되살아난 느낌이다. 짙은 그루브의 베이스 루프로 시작해 촘촘하게 중간중간 치고 나오는 기타의 깔끔한 스트로크가 구축하는 리듬은 프린스의 80년대에서 90년대의 트렌디 알앤비의 시대로 점프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루브 위에 얇게 깔린 몽환적 전자음 위에 언제나 관능적으로 속삭이는 그녀의 보컬이 가세할 때, 그러한 분위기에 듣는 이는 분위기에 완벽하게 무장해제 당한다. 한 뮤지션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능력을 유지하며 동시에 대중과 소통하는 표현법까지 터득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물이다.  ★★★☆

 

[박병운] 브라스로 시작하는 짧은 도입부에 이어 베이스가 부각된 곡의 질감. 힙합을 연상케 하는 리듬의 감각에서 예서 시절부터 주체적인 송메이킹을 해온 음악인의 또렷한 성격은 여전히 감지된다. 고혹적으로 들리던 싱어로서의 캐릭터가 이젠 자신을 히로인으로 지칭하는 자신감과 **로 자신을 규정하는 타인의 시선을 냅다 치는 성깔로 뻗어간다.(그래서 지금의 4세대 걸그룹 아이돌의 경향과도 궤를 연결해 듣게 된다.) ★★★☆

 

[이아림] 강렬한 사운드 속 잘게 쪼개지는 드럼비트와 귓가에 속삭이듯 딜레이 걸린 보컬은 듣는 이에게 흥분을 선사한다. 그로 인해 생성된 곡의 야릇한 분위기는 실리실키가 만든 환각처럼 건전한 가사에도 불구하고 ‘Heroin’을 은근하게 연상시킨다. 발음을 통한 언어유희를 더해 마성의 보컬리스트이자 영리한 프로듀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뮤지션 실리실키의 자기소개서의 느낌이 더욱 강하게 드는 음반의 다채로움이 흥미롭다. 데뷔곡부터 기존의 관념을 비틀어냈던 것처럼 그의 'Silky'함은 흠집 없는 매끄러움을 직관적으로 담지 않고 새로운 정의를 선보인다. 하우스 장르를 떠올리게 하는 강렬함과 테이프 효과음 등의 폴리 사운드는 흐름의 분절을 야기하지만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고 은밀한 전환으로 이어지는 매끄러움은 단어 본연의 뜻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는다. 이러한 실리실키의 곡이 마냥 이질적이지 않은 건 장르와 목소리를 비롯해 예서로 활동했던 당시와 유사한 지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정의하는 방식과 아우라에서 확연한 차이가 느껴지며 천진난만하게 구는 농염함과 메타버스 같은 독자적 세계관이 신선한 음반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Heroine
    실리실키
    실리실키
    실리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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