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간결하면서도 공간과 완급에서 랩에 따라 포인트를 확실하게 짚는 비트나, 기본이 보다 탄탄해지며 자연스러워진 래핑이 서로 유기적으로 잘 어울리는 곡입니다. 메시지는 늘 그렇듯 새로울 것은 없지만, 설득력 있는 랩 퍼포먼스에 이를 섞어 전달하는 것이 원래의 스타일이었으니 굳이 다시 한 번 언급할 필요는 없겠지요. 리듬 사이에 빡세게 채워넣는 래핑이 아니고 슬금슬금 훅 파트로 향하는 점도, 이전의 지적들을 자연스럽게 반영하며 개선한 듯 합니다. 다만, ‘듣기에 분명 좋고 나아진’ 점을 제외한다면 여전히 랩 패턴이 다소 단조롭고 중반부 이후부터 흐르기 시작한다는 점도 여전합니다. 국내 여성 래퍼 신에서 논한다면 분명 여전히 주목할 만한 존재감과 실력이지만, 그보다 범위를 넓혀본다면 이런 다소 단조로운 스타일이나 주제의식에는 조금 더 나아질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

[유성은] 묵직한 금속성의 비트 위에 탄탄하다 못해 숨쉴 틈 없이 거친 톤으로 몰아부치는 신스의 솔직한 랩핑이 인상적인 곡이다. 폴로다레드 역시 이런 통렬한 무드를 부수지 않으면서 마찬가지의 거친 톤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내 뱉는다. 둘의 공명은 《Show Me The Money 10》(2021)로 확보한 인지도에만 안주하지 않겠다는 곡의 주제를 더 뚜렷하게 한다. 내뱉는 언어의 양과 전달하려는 정보량 자체가 너무 많다 보니, 어떤 부분에서는 너무 기계적인 라임에만 맞춰 어휘들을 선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랩을 내뱉는 스킬이나 귀에 와 닿는 타격감은 기존의 한정된 여성 랩퍼가 구사하던 것과는 분명히 다른 특별함을 품고 있다. 『High Risk High Return』로 파괴적이기까지한 강렬함과 함께 「빈 잔」같은 대중적인 곡까지 폭 넓게 소화할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며, 동세대의 래퍼들 중 신스만이 할 수 있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증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