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14-2] 상자루 「청년은 강제로 집시」

상자루 『집시의 자루』
42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2.08
Volume SP
장르 크로스오버
유통사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정병욱] 국악기를 활용한 교차와 실험에 있어, 아무리 남다른 구성과 방법론이 있어도 명확한 구상이나 지향이 없으면 늘 엇비슷한 결과를 낳기 마련이다. 상자루의 「청년은 강제로 집시」는 이들의 패기 있는 전작과 비교해 더욱 구체성을 띠게 된 구상과 지향의 발전상을 들려준다는 점에서 매우 반갑고 긍정적이다. 답보하는 현실의 모사로 활용한 반복적인 기타 루프, 그에 대한 감정적 향응으로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소리와 아쟁, 마지막에 이르러 확실한 이유를 갖고 벌이는 난장까지. 강약 조절이 잘 된 연주와 절묘한 역할 배치의 문제를 넘어, 주제를 어떻게 구성할지, 서사를 어떻게 쌓을지 확연히 그림을 그리고 완성한 곡임을 추측할 수 있다. ‘집시’라는 개념과 용어를 대하는 인식과 표현의 섬세하지 못함은 아쉽지만, 이를 바탕으로 현실을 묘사하는 가사의 위트와 적당히 극적인 소리의 연기는 이 노래의 독특한 정체성을 훨씬 빛나게 한다. ★★★☆

 

[조일동] 아쟁과 기타가, 장구와 베이스가 땡땡 거리며 만나고 헤어지는 리듬의 맛이 만만찮다. 거기에 구성진 목소리로 치고 들어오는 타령조의 가사는 집을 구할 수 없는 평범한 한국 청년의 이야기, 절절하다. 삼백에 삼십짜리 방의 구하러 헤매던 청년의 노래가 있던 시절부터 성주님이 올 곳도 없어서 나무라도 베어서 집을 짓자고 노래하는 세상까지, 한국 청년에게 집은 점점 더 비현실적인 공간이 되어 간다. 이 울분과 짜증을 꼬아서 풀어내는 맛이 서늘할만큼 매력적이다. 더 행복한 내용의 가사를 쓸 세상을 건네지 못한 미안함과 함께, 이런 독창적인 음악을 만드는 세대라면 지금까지 한국의 기성세대와는 다른 가치로 세워진 다른 세계를 만들어낼 거라고 믿고 싶다. 뭐 하나 도와주지도 못한 주제에 이런 걸 바라는 건 파렴치한 일일까? 이런 미안하지만 간절한 바람을 가져보게 만드는 거침없음의 미학과 만났다.  ★★★★

 

[차유정] 집시라는 단어가 '태생적인 떠돌이'가 아닌 '집이 없어 강제적인 유목민으로 살아야 하는 현실'로 의미가 바뀐 세태를 구슬프게 꼬집는다. 다소 해학적인 악기의 배치와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방식으로 아쟁이 전달하는 예민함이 슬픔을 더 배가시킨다. 원래 '집'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사람이 사는 '터'라는 의미에 살풀이 느낌으로 곡을 해석하면서 민요의 공간을 확장하는 부분도 이채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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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청년은 강제로 집시
    권효창
    권효창
    상자루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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