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잔뜩 과장된 속도감과 철저하게 인위적으로 도구처럼 소비되는 보컬, 현장감보다는 레고를 쌓듯 빠듯하게 겹쳐지는 트랙까지. 과잉과 과장을 주제로 하는 하이퍼팝의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정보과다에서 오는 특유의 키치함 또한 충만한, 정석적인 곡입니다. 빠른 BPM 위로 일본 서브컬쳐에서 노골적으로 선호하는 하이피치의 신스, 빠른 선율의 변조, 좌우 패닝의 극단적 배치 등을 시의적절하게 활용합니다. 이 장르 특유의 피로감이나 얄팍한 반복에 대해서도 꽤 진지한 고민과 대안을 겸비하고 있는, 만만치 않은 웰메이드 트랙입니다. ★★★★

[정병욱] 언뜻 서브컬처 기반의 하이퍼팝을 대표하는 과장된 튠과 왜곡의 사운드로 점철된 것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매우 계산적인 트랙이다. 빌드업과 훅의 구간이 피로감 없이 적절히 구분되어 있고, 나름의 브레이크 구간이 존재함으로써 한 템포 휴식 후 마무리를 맞이하기도 한다. 현재 신을 이끄는 세 팀이 참여해 파트마다 보컬 톤의 높낮이를 조율했고, 이를 통해 릴 커비의 높은 음정 파트가 선사하는 강렬한 이미지와 카타르시스를 강화했다. 척박한 장르신을 감안해더라도 섬세함이나 신선함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순간마다 배치한 극적 장치가 가사와 잘 맞물리기도 한다. 마지막에 삽입한 내레이션의 유머까지 송캠프 곡다운 장점이 잘 드러난 곡이기도 하다. 앞서 이세카이팝이 발표한 앨범 『SAVE THE WORLD』(2021)가 이들의 하이퍼팝 세계를 차근차근 설명하는 작업이라면, 이 노래는 빠르고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광고 같은 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