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싱글 「Eternity」(2020)로 데뷔한 R&B 싱어송라이터 미스피츠(본명 이신애)의 첫 EP 『Belief』의 타이틀곡. 그녀는 데뷔 전부터 사운드클라우드에 자신의 곡을 올려서 팬들을 만들었을 만큼 R&B 사운드와 차분한 팝·발라드 감성을 자연스럽게 조화하는 사운드를 구사하고 있다. 사운드 면에서는 소프트한 신시사이저 비트를 근간으로 삼고, 유연한 분위기를 구축하는 속에서 자신의 보컬 플로우를 통해 R&B적인 그루브를 끌어내는 전략을 활용한다. 음반의 다른 곡들도 그렇지만, 이 곡 「Heart」에서는 특히 미스피츠가 가진 보컬의 장점이 편곡을 압도하면서 자연스럽게 중심을 장악하고 있다. 도입부부터 등장해서 곡 전체에서 반복되는 훅의 멜로디 라인이 매력적인 이유 역시 보컬 음색과 플로우가 잘 잡혀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어떤 의미에서 ‘헤이즈와 볼빨간사춘기의 장점을 성대에 녹인 것 같은’ 유망한 대중적 여성 팝 보컬의 본격적 부상을 기대하게 만드는 매력적 싱글이다. ★★★☆

[유성은] 보컬의 음절 마무리 방식과 호흡을 섞은 보컬에서 볼빨간사춘기의 영향력이 느껴진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비트를 선사하는 곡에서의 시의적절한 박자감각과 완급조절은 분명 안지영이 보여주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듣기에 익숙한 팝의 코드와 프레이즈를 반복하는 와중에, 디테일한 서술과 전개로 진입하면 다채로운 멜로디를 계단을 오르내리듯 싱잉랩으로 전개하여 톡톡튀는 감성을 잘 살려냈다. 온음과 반음을 교차로 서술하는 와중에 음을 짚어내는 것이 건반 소리를 듣는 것처럼 무척 정확해서 작은 소리로 이어폰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이들에게 듣는 쾌감을 더해주는 좋은 보컬이다. 이 곡에선 금방 사랑에 빠지는 성정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을 가사화 했는데 미니멀한 편성과 촉촉한 목소리와 어울리며 진솔함을 한스푼 더해준다. 팝과 알앤비, 발라드와 모던록을 넘나들며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능숙한 자신의 목소리로 또렷하게 표현해낸 성공적인 첫번째 EP이다. ★★★☆

[정병욱] 아티스트와 미디어의 범람은 반드시 스타일의 반복을 야기하지만 반대로 주머니 속 송곳을 드러내기도 한다. 지난해 처음 공식 음원 발표 이후 이번 EP를 통해 이제 고작 10곡을 갓 넘어선 곡을 공개했을 뿐이지만 그간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부지런히 작업을 쌓아온 미스피츠의 음악에는 음원 차트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기성 젊은 가수의 향이 일부 묻어난다. 일반적인 싱잉 파트든 랩싱잉처럼 소화한 파트에서든 쉽게 귀에 걸리는 감각적인 멜로디 라인, 매력적인 음색 안에 그루브를 품은 채 전진에 전진을 거듭하는 시원한 전개가 헤이즈와 볼빨간사춘기를 동시에 연상하게 한다. 언급된 두 이름과 달리 더욱 투명하고 밝은 곡 분위기와 정서, 자신의 사연과 생각을 적절한 도치 및 그만의 표현으로 가사에 배치하는 아이디어는 미스피츠만의 장점이다. 만일 없었다면 훨씬 심심했을지 모를 이 노래 속 부점을 통한 묘한 리듬감과 「Do You Feel Sad」, 「우물」 등 다른 수록곡에서 발견하는 예상치 못한 변주와 뒤틀기가 있기도 하다. 가볍고 달콤한 무드 가운데 확인할 수 있는 아기자기하고 흥미진진한 진행은 신인에게서 발견할 때 유독 반가운 요소다. ★★★☆

[조일동] 알앤비를 추구하는 한국 여성 보컬리스트 미스피츠(msftz)의 음악은 같은 소리로 발음되는 호러와 고어를 오가는 전설적인 미국 펑크 밴드 미스피츠(the Misfits)와 정반대에 위치하고 있다. 짝사랑을 주제로 한 노래의 구조는 단순하지만 살짝 설익은 듯, 그래서 더 매력적인 목소리의 주인공 미스피츠와 매우 잘 어울린다. 곳곳에서 여유 넘치는 발성에도 불구하고 목소리의 톤을 수줍게 조절하는 모습에서 풋풋한 노래의 내용에 어울리는 보컬을 연출했다는 사실이 감지된다. 주목해 볼 신인의 등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