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운] 샤이니의 음악이라고 하면, 태민과 키가 솔로로서 발산하는 각자의 또렷한 캐릭터성을 간과할 수 없을 듯하다. 탐미와 어두운 속성을 부각한다는 점에서 때론 비슷하면서도, 계속 둘을 놓고 비교의 시선을 던지게 한다는 점에서 지금도 내겐 흥미로운 관찰의 대상이다. 「Forever Yours」(2018)부터 이번의 레트로한 분위기의 곡까지, 그가 전달하는 밝은 기운은 한 남성 아이돌 생존자를 바라보는 시선에 어떤 정의를 내리게 했다. 여기에 SM 품질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켄지의 신뢰 가는 공정은 여전하다 싶다. 가볍게만 들리는 인상을 거부하는 키의 보컬도 이번엔 부쩍 힘이 실렸다. ★★★☆

[열심히] 레트로 컨셉에 볼드한 사운드로 전개되는 신스팝 곡으로 완성도 자체는 준수한 편입니다. 다만 M83이나 FM-84, Weeknd에 이르는 많은 레퍼런스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운 곡입니다. 분주하게 바뀌는 곡의 전개 때문에 첫 감상에서는 그런가 싶다가도 몇 번 들어보면 갸우뚱하다 싶을 정도로 유사한 사운드의 운용이나 트랙·이펙트 배치가 있죠. 제작사들도 이러한 유사성을 굳이 피하기보다 장르적 허용 정도로 여기는 듯 합니다. 다행히 키의 보컬은 폭넓은 음역대를 힘있게 ‘짚는’ 정석 팝 보컬의 그것에 보다 충실하고, 그루브나 디테일한 파트별 연기는 하지 않다보니 그게 오히려 곡의 오리지널리티를 좀 살려주는 편입니다. ★★★☆

[유성은] 같은 소속사의 보이그룹 NCT 계열이나, 샤이니의 요즘 곡들에 비해 훨씬 멜로딕한 곡이다. 이는 키가 지닌 중고음역대 보컬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간결한 힙합이 주류인 현재의 아이돌 시장에 기승전결이 뚜렷한 극적인 멜로디의 곡을 촌스럽지 않게 재림시키기 위해 선택한 장르는 뉴트로의 얼개를 가진 신스팝이었다. 이에 맞추어 스타일링과 안무를 힘있고 과장되게 구성하여 전반적으로 「View」(2015)를 발표하기 이전의 샤이니나 동방신기의 곡을 연상시키는 에너지를 가지게 되었다. 3분 30초의 곡을 압도적으로 주관하는 키의 퍼포먼스와 보컬은 팀동료 태민의 관능적이면서도 소년적인 스타일과 대비되어 시종일관 광끼어린 파워풀한 모습으로 실력과 대중성을 어필하고 있다. ★★★☆

[차유정] 80년대를 주름 잡았던 유로댄스 스타일과 아티스트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고음을 잘 가미했다. 어떤 음악을 추구하기 이전에, 어떤 형태로 먼저 다가갈 것인가를 먼저 고심한 것 같다. 나쁜 남자의 이미지는 식상하지만 음악적인 틀을 내보이는데 있어서 전형적인 것부터 먼저 드러내 보이겠다는 야심이 느껴지는, 다음 행보가 궁금한 싱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