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여자)아이들의 음악적 리더이자 그룹 내에서 작사-작곡-랩-보컬-프로듀싱을 두루 소화하며 확실한 음악적 재능을 드러낸 전소연의 첫 솔로 EP 『Windy』의 수록곡. 곡의 주인공과 함께 현재 한국 주류 음악 시장에서 ‘젊은 여성 래퍼’로서 주목받는 세 명이 모였다는 사실에서 듣기 전부터 일단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심플하지만 충분히 안정된 그루브를 가진 비트-리듬 루프 위에서 세 사람이 각각 자신만의 고유한 랩 톤으로 각자 자신이 ‘최고의 여성’이라는 자부심을 당당하게 풀어놓는다. 일단 이영지가 묵직한 펀치를 지닌 여성 복서 같은 태도로 1부를 끌어가면 비비가 늪지의 마녀가 읊조리듯 관능적(?)인 랩으로 2부를 차갑게 식혀준다. 그리고 3부에 와서 곡의 호스트 전소연의 플로우는 속사포와 라임 그루브를 충실히 지키는 방식의 랩을 고루 선보이며 스웨거의 클라이맥스를 올렸다가 매끈하게 마무리한다. 전체적으로 곡의 기승전결의 완벽을 추구하기보다는 세 래퍼가 하나의 주제를 놓고 프리스타일 랩 배틀을 하는 느낌처럼 다가오는 것이 이 곡의 핵심. 그래서 셋에게 애초에 기대했던 것이 무엇이었나에 따라 청자마다 평가가 달라질 곡이며, 개인적으로는 딱 기대했던 대로 나온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

[박병운] 신곡 하나 들을 때도 'Z세대' 따위의 시사 언어를 찾아볼 정도의 성의는 보여야 함을 깨닫는 요즘이다. 아하. 그 와중에 지금 이 목소리들이 현재 이 씬에서 제일 유력한 조합이라는 정보를 얻고 고개를 끄덕인다. 잘 쫓아가야겠다는 작은 의무감마저 생긴다. 기백 좋고 거침없는 이영지의 목소리, 농밀하게 응수하는 비비, 그리고 자신을 포함해 동시대 음악인들의 포인트와 여러 강점을 수렴하고 감독한 전소연의 디렉팅은 출중한 케미스트리를 실현한다. 이것이 슬기×신비×청하×소연의 콜라보 「Wow Thing」(2018) 당시의 경험 덕인지, 아니면 이 음악인 역량 자체를 재확인한 것인지는 단언하지 못하더라도, 확실히 새로운 세대의 감각이 무엇인지는 어렴풋하게나마 실감하겠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