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미니멀한 트랩 비트에 세 래퍼가 각자의 스타일로 랩싯을 풀어내는 콜라보레이션 스타일의 곡입니다. 쉴새 없이 쏟아내는 영어 후렴구의 숨가쁜 반복이나 속도감 있게 서로 다른 스타일로 스웨그를 펼치는 모습 모두 이 곡 기획의 방향을 명료하게 보여주죠. 아무래도 소란스럽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순간들이 있지만, 마치 후크송처럼 집요하게 코러스 파트를 반복하면서 최소한의 집중력을 유지합니다. 아무래도 어필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했던 만큼, 자유로운 세 래퍼의 주고 받거나 나열되는 스킬, 래핑 스타일과 화법의 대비에 집중한다면 잔재미가 충실할 곡입니다. 퍼포먼스의 다각화를 넘어, 그 옥석을 논할 정도까지 성숙해진 한국 힙합 신의 작품 소통의 구도 변화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네요. ★★★

[정병욱] 트랩과 오토튠, 멈블랩과 돈타령 등으로 요약되는 양식 자체는 비판의 대상이 아니다. 끊임없이 유사성이 제기되는 톤의 몰개성과 허슬을 의심하게 하는 자기복제성이 논점이다. 덕분에 언에듀케이티드키드의 존재 역시 명백한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전략, 기믹을 얹은 캐릭터성과 스토리텔링이 잘 버무려져 나름의 해석의 여지를 남겨 뒀던 등장 시기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본작 역시 평소보다 훨씬 가볍게 당긴 템포와 벌스 내 플로우, 래퍼 간 톤의 변화에 적당히 중독성 있는 훅도 끼워 넣었지만, ‘현재’가 되기엔 너무 늦었고, ‘추억’이 되기엔 너무 이르다. 이들이 단지 현상이 낳은 괴물인지 영민한 아티스트 혹은 사업가인지 고민하던 중에 후자의 손을 들어주려 했으나, 뜻밖에 보이는 일관된 면모에 우직한 종교인 같다는 생각도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