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49-1] 김태균 「종착역」

김태균 (Takeone) 『상업예술』
1,13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1.05
Volume 2
장르 힙합
레이블 하프타임레코즈
유통사 지니뮤직 & 스톤뮤직 Ent.
공식사이트 [Click]

[열심히] 테이크원의 전작들도 랩 스타일이나 프로듀싱에서 트렌디한 방향성은 아니었지만, ‘상업예술’을 표방한 이번 앨범은 유독 촌스럽게 느껴집니다. 비트와 래핑의 어우러짐, 캐칭한 멜로디나 트랙에 대한 취향 등에서 2000년대 초반 랩가요를 ‘상업성’의 기준으로 삼는 것인가 싶은 인상이 짙게 깔려 있죠. 그 상업성 자체를 비틀거나, 이를 은유하여 색다른 해석이나 성취에 이르렀다면 또 이야기가 달라졌겠지만, 선택과 집중이 분명했음에도 그 집중력과 밀도로 인정 받았던 전작들과 대비해 이번 앨범이나 이 곡은 이 촌스러움이 호불호의 영역에 남습니다. (연애 이야기를 다룬 가사는 서사의 구체성에도 불구하고 그 직설적인 스토리텔링과 후반부의 격정적인 감정 토로가 ‘으아’ 싶은데, 이런 것도 레트로 붐의 일환이라고 해석해 볼 만한 부분일까요.) ★★★

 

[정병욱] 흥미롭다. 노골적인 상업 예술가, 아니 주류 인터넷 유명인은 B급과 키치를 앞세우고, 반대로 언더독을 자처하는 진지한 예술가는 (물론 주제 측면이지만) 대놓고 상업예술을 표방한다. 일찍이 발매 전부터 안팎으로 ‘명반’ 딱지가 붙으며 관심을 불러일으킨 작품으로서 분명 남다른 측면도 있다. 앨범 전체적으로 그 감각과 감성이 완벽히 이질적인 투 트랙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 그렇다. 빼곡하게 단어를 채워 넣은 벌스와 생활 밀착형 솔직하고 지질한 가사가 실소를 자아낼 지경이지만, 그와 반대로 우아하게 유영하는 비트와 하인애의 피쳐링은 마치 그러한 감정을 비웃는 양 도리어 스토리텔링의 씁쓸한 맛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차곡차곡 쌓아온 작품 밖 스토리나 「홍대 (feat. 손심바)」나 「녹색이념」처럼 드문드문 양면성을 버리고 정서와 콘셉트를 일체화함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현실처럼 받아들여지는 스토리에 대한 몰입과 때때로 그로부터 달아나는 비몰입을 조율하는 앨범 전체의 유기적인 서사 자체는 고민의 흔적이 충분히 묻어난다. 그러나 개별 단위 트랙 안으로 들어서면 혼란스러운 면이나 재미를 반감하는 측면도 적잖이 존재한다. 이를테면 라디오헤드의 명곡 「Creep」(1993)의 코드 진행을 노골적으로 차용한 이 노래의 감정선은 익숙한 레퍼런스를 고스란히 이어받는 듯 감정을 쌓아 올리다가도, 카카오톡 효과음이나 오토튠의 난입 같은 소소한 변주를 통해 노래가 비극을 강화하고 있는지, 슬픔을 승화하는 블랙 유머의 일종인지, 아니면 그저 광기인지 다소 헷갈리게 한다. 물론 그것이 모노드라마나 일회성 무대라면 현실 속 실패한 사랑에 대한 완벽한 은유일지도. ★★★

 

[차유정] 「Creep」(1992)의 전주를 응용해 구구절절 쏟아내는 스토리는 그만큼 현실을 잘 구현한 가사라는 것을 알면서도 차라리 귀를 막고 싶어진다. 왜 아직도 남성들은 일방적으로 감정을 쏟아내지 않으면 안되고, 누군가를 소유하지 않으면 도태되었다고 생각해 눈물을 쏟는지가 궁금하다. 여기서 드러내는 '사랑의 종착역'은 끝남이 아니라 다른 이야기의 시작이라는 무거운 여운을 남겨주고 끝난다. 어떤 이야기의 결말이 아니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조금 더 세상에 길들여지고 싶어하는 처절한 몸부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0
    종착역
    김태균
    하인애, 컨퀘스트, 김태균
    하인애, 컨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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