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72-3] 셔츠보이프랭크 「침전의 방 : Sediment Chamber」

셔츠보이프랭크 (Shirts Boy Frank) 『내 무른 행복 곁에 남은 방』
1,13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11
Volume SP
레이블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용민] 신해경 『나의 가역반응』의 성공은 굉장히 의외였다는 반응이 많았다. 기타 팝이긴 했지만, 슈게이징에 가까운 노이즈와 드림팝의 몽환적인 분위기. 절충에 절충을 거듭한 뒤섞임 속에서 기적적인 대중성을 꽃피웠다고 하는 것은 틀린 말일까? 정말이지 이 성공은 놀라웠다. 셔츠보이프랭크의 「침전의 방」은 단언컨대 이런 형이상학적 지향점을 선명하게 하는 발전의 명백한 증거다. 신경질적으로 찌르는 이펙트로 시작하는 이 음침한 외톨이는 마이너 코드를 조곤조곤 짚어가며 바닥에 늘러 붙은 자아를 비참하게 그려낸다. 특히 절정으로 폭발하기 직전에 두근대는 드러밍과, 디스토션으로 극적인 타락을 맞이하는 기타는 정말 구질구질하게 아름답다. 음악적 고상함과는 달리, 현실과 밀착하면서도 유치한 느낌을 전혀 받지 않는 절묘한 가사도 빼 놓을 수 없다. 한국 대중음악 씬에서 기타팝으로 성공한 곡은 많지만, 이렇게 이지 리스닝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듣기 편한 드림팝은 드물다. 「침전의 방」이 데뷔작으로서 대중적 인기를 끌지, 아니면 밴드의 실험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걸 고민할 정도로 멋진 등장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

 

[박병운] 허약하고 쇠한 정신의 골조를 지탱하려는 듯한 드럼의 마른 톤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곡을 지배하는 것은 음울하지만 청명한 보컬과 치닫는 후반부의 슈게이징을 대비하며 진행하는 기타지만 말이다. 밴드는 이를 위해 드림게이징이라는 조어도 만든 모양이지만, 그렇게 설득되어 용어를 활용하고픈 생각은 들지 않았다. 굳이 조어를 쓰지 않아도 후반부의 찌르릉거리는 매미 소리의 배치는 애상과 희열의 교차가 주는 아이러니를 충분히 추가로 묘사했고, 밴드가 들려주려는 정조에 신뢰를 씌운 덕이었다. ★★★

 

[조일동] 침전하는 데, 침잠하지 않는다. 폭발하지 않고 무너진다. 쓸어내려간다. 그러나 심연이 아니라 땅 위로 푹푹 무너진다. 묘한 감수성이다. 딜레이를 잔뜩 건 기타 연주와 단순한 드럼, 늘어지는 보컬이 놀랍게도 땅 위에 발을 딛고 있다. 의자 위에 늘어져 비스듬하게 누운 현대인의 삶은 둘만 가라앉고 싶지만 언제가 땅에 부딪히고 만다. 가사와 어우러질 듯 끝내 조우하지 못하는 사운드가 고시원 원룸에서 홀로 몸부림치는 청춘과 기묘한 울림을 만든다. 무력감의 존재는 침잠할 수 없는 현실의 단단한 바닥에 있었나보다. ★★☆

 

[차유정] 침전이라는 단어가 주는 깊숙한 우울감과 침묵이 아니라 깊이 빠져든 자신의 세계에 좀더 발을 담그고있는 모양새다. 뻔하게 들릴지 모르는 어두운 그림자 같은 정서를 모던록 스타일로 틀어버린 부분이 재미있고, 임팩트가 강한부분이다. 생각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빠져들기를 요구하는 곡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3
    침전의 방 : Sediment Chamber
    안덕근
    안덕근, 김태준
    셔츠보이프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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