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72-2] 라드뮤지엄 「Tiny Little Boy (feat. 딘)」

라드뮤지엄 (Rad Museum) 『Scene』
1,32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10
Volume EP
레이블 유니버설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상대적으로 건조하게 처리된 비트와 기타가 섬세한 보컬을 우아하게 받는다. 메말라가는 시간은 메마른 사운드에 새겨둔 채, 딘의 보컬이 드러내는 감정을 현재적이고 즉물적으로 섬세하게 가꾼다. 그렇게 곡은 미련과 회한 그리고 왜소함을 은유한다. 곡의 격조가 이러한 손길로 인해 더욱 돋워진다. 적당한 말을 꺼내기 위해 적당한 시간과 공간을 재가며, 그렇게 만든 시점을 정확하게 포섭할 줄 안다. 계산적이면서 자연스럽고, 자연스러운데, 섬세하기 그지없다. 흡사 아기자기한 소품을 생각하게 하지만, 후반부의 확장과 메세지의 적확함이 그런 단점도 상쇄시킨다. 하나의 감각이 어떻게 젠체하지 않고 자연스레 감정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시가 추가되었다. ★★★☆

 

[김성환] 클럽 에스키모는 2013년에 LA에서 처음 만난 보컬리스트 딘과 프로듀서 밀릭의 만남에서 시작되어 이후 제로채널, 펀치넬로, 오프온오프, 캠퍼 그래픽 등이 랩퍼, 디제이, 그래픽아티스트들이 모여 하나의 크루로 정착되었다. 클럽 에스키모의 멤버인 라드뮤지엄은 데뷔 EP 『Scene』을 통해 해외의 얼터너티브 알앤비의 지향을 담으면서도 그 속에 대중적이면서도 깔끔한 보컬을 잘 활용해 '가요적인' 감성까지 넘보고 있다. (물론 우리는 그를 오프온오프와 밀릭의 음반에서 만난 적이 있긴 하다.) 흑인음악의 감성을 갖고 오지만, 혁오의 초창기 음악이 그러했듯 팝적인 면을 절대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특히 이 곡에서는 귀에 확실히 남는 기타와 드럼의 샘플들을 반복적으로 배치한 것 역시 샘플링임에도 자연스러운 밴드의 연주처럼 매끈하게 다가오며, 라틴 재즈 시대의 빈티지한 향기까지 함께 품으면서 곡에 고급스러운 기운을 불어넣는다. 딘의 랩과 보컬이 브릿지에서 강하게 튀긴 하지만 그 역시 곡의 분위기를 맞춰주며 전환의 매력을 더해줄 뿐이다. 자신만의 고유한 코드를 가진 '숨은 고수' 신인 알앤비 뮤지션의 등장을 환영한다. ★★★★

 

[김정원] 겉멋만 잔뜩 들어 있고 속이 텅텅 빈 음악에 환호할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라드뮤지엄의 첫 앨범 『Scene』은 소위 말하는 20대 남자 식의 ‘후까시’를 잡으면서도 이상하게 마냥 꼴 보기 싫지 않다. 특별히 음악적 독창과 통찰은 없을지라도 잔잔바리로 곳곳에 재기가 넘친다. 작품 속 주요 요소인 로우파이함, 어쿠스틱 기타, 90년대 가요, 그냥 록이라 부르면 안 될 것만 같은 옛날 로큰롤 스타일까지, 어느 하나 앞서 언급한 페르소나가 허세를 부릴 때 쓰이기 좋은 무언가로 보인다. 「Tiny Little Boy」의 경우에는 딘의 평소보다 껄렁대는 보컬 퍼포먼스가 이 같은 감상을 더욱 강화한다. 그의 개인 작품 중 그 어떤 것과도 닮지 않았지만, 한편으론 올해 2월 발표된 싱글의 짧은 수록곡 「불청객」과 같은 상을 공유하고 그 상의 다른 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애써 얼터너티브 알앤비라는 범주 안에서 어떤 해석을 할 필요도 없는 부드러운 가오의 음악이다. ★★★☆

 

[정병욱] 클럽 에스키모는 신예라는 호칭을 삽시간에 무색하게 만든 알앤비/힙합 씬의 스타 딘을 통해 알려진 크루이다. 몇몇 중복된 크루 일원들로 비슷한 시기에 함께 알려진 팬시차일드가 갖는 힙합 씬에서의 위상과 다르게, 클럽 에스키모 출신의 협업은 알앤비나 퓨처사운드 기반의 곡들이 눈에 띄는 성과들을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제 막 데뷔 EP앨범을 발매한 라드뮤지엄 역시 마찬가지다. 라드뮤지엄의 『Scene』은 앞서 괄목할만한 데뷔 음반을 선보였던 밀릭의 『VIDA』(2017)처럼 트렌디한 알앤비 무드를 취하면서도 그와 대조해 보다 레트로 지향적이고 곡마다 다채로운 구성으로 자신만의 차별점을 두고 있다. 타이틀 곡 「Tiny Little Boy」는 하나의 트랙 안에 여러 가지 매력이 병치된 노래다. 단순한 이별이 아닌 ‘사별’이라는 최근 흔치 않은 가사의 주제 때문인지, 네오 소울의 세련된 그루브를 연상시키면서도 따뜻한 어쿠스틱 질감의 기타 사운드를 메인 리프로 차용해 찰기를 최소화함으로써 노래의 서글픈 무드를 심화했다. 라드뮤지엄의 보컬이 스산한 드럼 비트에 어울려 앨범 첫 트랙 「Over The Fence」와 미세하게 대조되는 처연한 감성으로 표현되는 것 또한 그 이유이리라. 주목할 것은 앨범 내 다른 시도보다도 본 노래나 함께 언급한 「Over The Fence」 등 잔잔하고 담백한 팝 트랙에서 유난히 멜로디에 강점을 보인다는 점이다. 달콤하거나 쓸쓸하거나 결코 과하지 않게 그려지는 라드 뮤지엄의 서정은 실로 앨범 타이틀의 ‘Scene (정경)’이라고 불려도 좋을 정적인 순간으로 차분히 청자를 설득한다. 이 노래에 한해 딘의 피쳐링은 자칫 밋밋할 수 있는 곡의 진행에 완벽한 조미를 더한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6
    Tiny Little Boy (feat. 딘)
    라드뮤지엄, 딘
    라드뮤지엄, 2xxx!, 딘
    2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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