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72-4] 스칼렛포레스트 「Reperfection」

스칼렛포레스트 (Scarlet Forest) 『Perception』
1,28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11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콩지뮤직
공식사이트 [Click]

[박병운] 곡 전반을 휘감는 젠트(Djent)와 뉴메탈/얼터메탈로 인해 장르 변이와 융합으로 치달은 메탈코어씬의 한때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한 요즘의 헤비니스 음악이다. 낮게 튜닝한 기타가 조성하는 시종일관 묵직한 분위기와 돌파구를 제시하는 듯한 열락의 기운이 교차하는 뜨거운 구성이 인상을 남긴다. 오랫동안 세상에 등장하기 위해 준비를 기다렸던 목록 중 하나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올 한해의 국면을 바꿀 힘은 다소 부치긴 하다. ★★★

 

[조일동] 요듬 젊은 헤비니스 밴드가 없다고 한 친구가 말했다. 그렇지 않다고 다른 친구가 응수했다. 다만, 트랜디하고 실력 있는 친구들이 힘들게 EP를 내도 주목 받을 기회도 없고, 장르 팬과 평론가는 물론 뮤지션 동료들조차 서포트해주지 않는 현실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헤비니스 뮤직을 30여년간 좋아해온 팬이자 평론가로, 연주자로 살고 있는 친구들은 가을인데도 뜨거운 바람이 부는 종로에서 쓴 소주를 마셨다. 겨울이 성큼 느껴지는 계절에 스칼렛포레스트의 노래를 들으며 아직 여름이 남아있던 어느 밤의 기억이 떠올랐다. 말랑한 Entheos를 듣는 착각을 일으키는 3곡이다. 몇 곡 더 듣고 싶어지는 젠트의 낙차 큰 무뚝뚝한 리프와 이를 둘러싸고 소리의 벽을 쌓는 신디사이저, 드라마틱한 보컬의 리드와 그에 보조를 맞추는 프로그래밍이 단단하다. 곡의 뼈대가 좀 더 튼실하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이 생기지만, 그 전에 이런 팀을 주목하고 칭찬하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

 

[정병욱] 오늘날 적지 않은 포스트 하드록 밴드들이 메탈과 코어, 정파와 사파 사이 주류 세력 구분이나 합집에 대한 거시적 고민에서 벗어나, 근래 범 헤비니스 계열의 상징적인 테크닉이자 현상인 젠트 사운드에 관심을 가져온 것은, 척박한 씬의 환경상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묵직한 저음으로 어두운 분위기와 강렬함을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이 능률 좋은 무기는, 동류의 어떤 하위 장르나 스타일에도 손쉽게 녹아들어 빠르고 쉽게 이목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확장성의 한계와 스킬을 위한 스킬에의 천착으로 그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온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첫 EP앨범을 발매한 스칼렛포레스트는 젠트의 장점과 기대를 당당히 취하고 만족시키면서도 장르 전통의 요소들을 놓치지도 않은 채, 동시에 낯익은 전형마저 교묘히 피해가 신인답지 않은 완숙함을 보인다. 「Reperfection」의 러닝타임 내내 지글거리며 쉬지 않고 뿌리의 넘치는 활력을 전달하는 들끓는 저음과 맹렬하고 일정한 기세로 중력을 솟구쳐 오르는 날카로운 드러밍이 일차적인 기대의 충족이다. 귀를 자극하는 젠트와 리듬 파트의 탄탄한 기반 위로 화려하게 춤추는 리프는 기본이지만 후렴에서 보컬 멜로디를 대신해 사운드텔링을 완성하는 신스 사운드와 백코러스는 기대 이상의 순간을 연출하기도 한다. 벌스와 후렴, 간주 등의 배치만 보면 완급 조절이 자유분방한 듯 보이면서도 브레이크비트와 연이은 변박, 더욱 침잠하는 그로울링 및 젠트 사운드 등은 적절한 순간에 터져 나와 후반부 폭죽을 다시 터뜨리기 위한 충분한 게이지를 축적한다. 투박한 부분들로 정교하고 착실한 합을 이룬 싱글.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3
    Reperfection
    스칼렛포레스트
    스칼렛포레스트
    스칼렛포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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