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우리 사이 변함없이 영원했으면 좋겠습니다

김광석 『다시 부르기 1,2 : 재발매』
304 /
음악 정보
장르 포크
비가쏟아지던 지난주 어느날 레코드점을 찾았습니다. 특별히 사야하는 앨범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음악이 무척 그리워서, 좋은 음악이 그리워서 그래도 무슨 씨디인가는 반드시 사가지고 나오리라 마음을 먹고 찾은 레코드점이었습니다. 문을 열고 신보가 진열되어 있는 매대를 어슬렁, 그리고는 사고픈 앨범을 찾고야 말았지요. 바로 고 김광석님의 다시 부르기 리마스터 앨범이었습니다. 조금은 감격에, 조금은 쓸쓸한 마음에 저 활짝 웃는 얼굴이 담긴 새로운 재킷을 보고 있는데 두명의 남자가 저쪽에서 걸어오더군요. 한명이 냅다 이 씨디를 집더니 다른 한명에게 보여줍니다.

'이거야 이거'
'아... 그래'
'어제 이거 듣고 잠을 못잤잖아, 아 우리 광석이형'
'그래,진짜 좋겠다'
'여기, 이번에 내가 한장 사준다. 까짓거, 저번에 얻어먹은거 이걸로 쌤쌤하는거야!'

그리고는 씨디 한장을 집어가더군요.

흠,

뭉클한 광경입니다. 단순히 좋은 음악을 친구에게 권해주고픈 그런 마음때문이 아니라 그러고 싶은 음악이 있다는 마음때문에요. 벌써 몇년간 저는 누구에게 선물로 건네고픈 씨디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늙어서 귀와 취향이 비정상적으로 예민해지고 비뚤어져서 좋은 음악을 좋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그것보다는 진솔한 노래들이 점점 찾기 힘들어지고 있다는 현실을 말하지 않을 수는 없겠죠. 그러나 바로 그래서 레코드가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코드는, 새로운 것을 듣게 해줍니다. 흘러간 것을 듣게 해줍니다. 지겨우면 쳐박아 두면 되고, 생각나면 다시 집어들 수 있습니다. 기억과 추억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아픈 상처가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 힘든 시절에 나를 작은 목소리로 위안해줍니다. 마치 김광석의 다시부르기 처럼 말이죠.

어느 책에서 그러더군요 '이 시절의 모든 음악이 사라지는 날이 올지라도 그의 목소리는 기억될 것이다' 공감합니다. ^^ 제가 다시 부르기에 대한 글을 올리는 것은 엄밀히 말해 리뷰가 아닙니다. 그냥 추천의 글일 따름이죠. 여기에 담긴 스물 네 곡의 가슴시린, 따뜻한 명곡들은 딱히 새로운 리뷰가 필요없는 마스터피스 그 자체입니다. 「이등병의 편지」를 듣고 굳이 감상이 필요할까요? 「변해가네」는 어떻습니까? 한국 모던포크의 적자이자 너무 짧은 시간안에 우리곁에서 사라진 그의 음악은 그렇게 별다른, 색다른, 멋진 미사여구가 필요없는 그냥 그저 '음악'일 뿐입니다.

이 앨범이 없으셨던 분들, 망설이지 말고 집어드세요. 혹시 생일이신 분 있으시다면 제가 한장 사드릴게요. 그리고 그 안에 이렇게 써드리고 싶습니다. '이 음악들처럼 아름답게 사세요, 그리고 이 음악들처럼 우리 사이 변함없이 영원했으면 좋겠습니다" 라구요.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www_root/common/includes/ui.review_view_ko.php on line 273

Editor

  • About 김영대 ( 64 Article )
SNS 페이스북 트위터
TOP
Error Message : Query was emp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