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달려야 들리는 음악

13스텝스 (13 Steps) 『The Curse Upon Li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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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정보
장르 헤비니스
13스텝스(13 Steps, 이하 '썰틴')가 2006년 여름에 내놓은 본 EP는 정통적인 의미의 하드코어 펑크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뉴욕 하드코어 스타일의 진수라고 할 수 있는데, 총 16곡이 27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쉴새 없이 달려간다. 말 그대로 짧고 굵게 지르는 음악인 것이다. 썰틴은 음악만큼이나 화끈하게 활동을 펼쳐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무엇보다 클럽 하나 없던 충청북도 청주시에서 펑크를 추구하는 나후(NAHU), 공격대, 99앵거(99Anger) 등과 함께 "C.J.H.C(청주하드코어)"를 추구하는 "무심천 뻑커스(fuckers)"라는 모임을 만들고 스스로 공연을 펼쳐왔다. 썰틴은 시작부터 펑크의 DIY정신을 그대로 실천해 온 것이다. 그래서인지 썰틴의 공연에서는 반드시 자신들의 찬가라 할 「C.J.H.C」를 연주한다. 본 음반의 마지막에도 역시나 「C.J.H.C」가 실려있다.

스스로 자신들의 음악터를 만들고 닦아온 썰틴이기에 이들의 행보는 주목할 수 밖에 없는지 모르겠다. 지난 2005년 발매 된 정규음반은 전형적인 올드스쿨 뉴욕 하드코어에 가까웠다. 신보 역시 방향성을 같이 하고 있다. 하지만 밴드의 연주는 좀 더 무르익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성격의 밴드에 있어서 연주력은 테크닉이라기 보다 얼마나 호흡이 잘 맞는지, 즉 합주력이라 할 수 있다. 썰틴의 음악은 빼어난 세션맨들의 농밀한 테크닉의 연주와 다른 성격의, 정제되지 않았지만 분명하게 자기 색을 갖는 음악이다. 따라서 꽉 짜여진 밴드의 호흡을 느끼는 것이야 말로 썰틴의 음악을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아니, 썰틴의 음악은 감상하기 보다 밴드와 함께 몸을 움직이며 느껴야 맛이 난다. 또한 한 곡, 한 곡의 맛을 느끼기 보다 음반을 가로지르는 통째의 힘을 느껴보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본다면 음반은 두 개의 커다란 덩어리로 나눠진다. 8곡의 스튜디오 녹음과 8곡의 공연 실황이 그것이다. 펑크-하드코어 동네에서 이미 소문이 자자한 썰틴의 라이브부터 살펴보자. 나 역시 공연장에서 썰틴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모싱 핏(Moshing Fit)" 주변을 뛰었던 기억을 가질만큼 그들의 공연장은 열기로 가득하다. 말끔한 음질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욱 맛이 나는 라이브 녹음은 그저 뜨거울 뿐이다. 계속해서 강조하는 '청주'는 단순한 지역성의 발현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온 청주 씬과 친구들에 대한 자부심이다. 1집에 실렸던 곡들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라이브에서는 쓸 데 없는 언사나 뽐내기 따위는 아예 찾을 수 없다. (이는 다른 공연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디까지나 밴드 "썰틴 스텝스"가 있을 뿐이다. 쇳소리와 그루브만이 난무하는 이들의 공연의 중심에 선 "Dokyo13"의 목소리는 더욱 빛을 발한다. 굵직하면서도 관객을 선동하는 힘에 넘치는 샤우팅과 그로울링은 가히 일품이다. 

본 EP를 통해 처음 선 보이는 8곡의 노래는 기존에 비해 좀 더 푸짐한 상차림이다. 무심천 뻐커스 크루로 청주하드코어 씬을 만들어온 밴드답게 틀을 깨고 자신의 길을 열어가겠다는한글 가사가 돋보이는 「틀」, 완급 조절을 통해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Liars Will Be Cursed」, 날카로운 여성 보컬의 참여로 의외의 거친 느낌을 만들어내는 「Life Is A War」(이 곡 역시 꽉 짜여진 합주력을 자랑한다), 그리고 썰틴의 음악성을 말하며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 뉴욕 하드코어의 노장 Sick Of It All의 「The Blood & The Sweat」(1989) 의 그루비(groovy)한 리메이크까지 다양한 썰틴의 시도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이 시도들은 썰틴이 만들어 온 자신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정규 음반에 비해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는 EP의 성격을 잘 살려 썰틴은 자신들의 틀과 새로움을 적당히 절충해내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들의 음악을 너무 마초(macho)적이라서 거부감이 든다고 말하기도 한다. 사실이다. 이들의 음악은 상당한 마초성으로 가득하다. 허나 이 사실 하나 만큼은 분명하다. 당신의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썰틴의 음악은 가장 빨리 화끈하게 스트레스를 부숴줄 것이다. 본인들도 한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가사에 동조하지 않더라도 사운드에 공감하는 팬들이 있을 것이라는 요지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가. 음악은 단순한 가사의 읇조림이 아니라 사운드와 음악적 구조가 만나서 이뤄진다. 굳이 이들의 마초성을 감싸돌지 않겠다. 판단은 당신이 해야 할 부분이니까. 

Credit



13스텝스의 음악을 들으 수 있는 곳 http://www.myspace.com/13steps
13스텝스의 팬카페 http://cafe.daum.net/cchc


 

● 수록곡

01 틀
02 Two Men, One Dead
03 The Fact You Made
04 Liars Will Be Cursed
05 Unchanged
06 Life Is A War
07 Under The Pledge
08 The Blood & The Sweat (Sick Of It All Cover)

Live at Rolling Hall
09 Bugs (Intro)
10 N.F.T.S 
11 Never Return
12 Good Fellas
13 Bush
14 The Terrorist
15 We Turn Down
16 C.J.H.C 




● 멤버

Dokyo13 - Vocals
Eeru - Guitar
Myoung-Hoon - Drums
Je-Hak - Bass




● 앨범정보
Guest vocals on "Life is a War" by Pheobe
Guest vocals on "Unchanged" by Ian & jw
Additional lead guitars on "틀", "Under the Pledge" by Min-Jun a.k.a. Vovo
Additional Drums on "Life is a War" by Jin-Man
Additional Yelling on "틀", "Unchanged" by Hwan-taek
Back ups by Tae-yeon, Sang-jun, Kyu-seok, Seong-Hwan & dokyo


All songs written by dokyo
except "The Blood & The Sweat" written by Sick Of It All
"The Terrorist" written by eeru & dokyo

Engineered & Mixed by Sang-Hyun
Assistant Engineered by Seong-Ho
Recorded & Mixed at M.O>L. studio, Seoul/April~May, 2006
Live Tracks Recorded at Rolling Hall, Seoul/March 19th, 2006
Mastered by Chae Seung-Kyun at Sonic Korea, Seoul/May, 2006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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