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69-2] 마르멜로 「Can’t Stop」

마르멜로 (Marmello) 『Can’t Stop』
1,001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10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롤링컬처원
공식사이트 [Click]

[김용민] 알게 모르게 홍대에선, 걸 밴드가 꾸준히 등장했고 다양한 장르를 발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대중들이 접할 수 있는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은데, 메인스트림으로 나올 수 있는 컨셉과 장르가 극히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은연중에 가해지는 여성 밴드에 대한 사회적 제약이라고 생각한다. 2003년 데뷔했던 로렐라이의 간호사 복장 논란과, 2014년 데뷔했던 밴드 비밥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무대 위에서 펼칠 수 있는 퍼포먼스와 음악적 색깔에 꽤나 많은 잣대가 적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마르멜로의 「Can't Stop」은 첫 걸음으로의 무난함과 동시에 이런 한계가 고스란히 비춰지는 아쉬움이 공존한다. 부분적으로 힘을 준 기타 리프와 신시사이저의 시너지는 ‘Can't Stop’이라는 다소 식상한 명제에도 빛을 발하며 충실히 전체를 떠받친다. 반면에 보컬의 폭발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브레이킹과 페이즈 조합은 전형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무난한 구성이라, 기존 메인스트림에 등장했던 걸 밴드와의 차별화에는 ‘아직’의 느낌이 강하다. 이것을 마르멜로라는 밴드 자체의 한계로 보진 않는다. 하지만 실력과는 별개로 타의적인 한계는 아쉬움과 동시에 좀 더 거시적인 논의의 필요성을 생각하게끔 한다. ★★★

 

[김성환] 고등학교 시절부터 밴드 동아리로서 함께 합을 맞춰왔던 친구들이 고교 졸업 후 홍대의 클럽들에서 연주를 하다가 현재의 소속사를 만나 정식 데뷔하게 된 마르멜로는 이미 여러 라이브 무대들을 토해서 보컬부터 각 멤버들의 연주력까지 신인급이라기엔 꽤 안정되고 탄탄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데뷔 싱글 「Puppet」(2017)이 외부 작곡가의 곡을 받아 그들의 발랄함을 강조했던 팝 펑크 트랙에 가까웠다면, 두 번째 싱글이자 이미 근래 그들의 공연들에서도 들을 수 있었던 이 자작곡은 그들이 스스로도 좋은 멜로디 라인을 뽑아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곡 외에도 그들의 라이브 무대에서는 음반으로는 공개되지 않은 이들의 여러 자작곡들을 만날 수 있다.) 편곡 면에서는 살짝 Scandal이나 Gacharic Spin같은 일본 메이저 걸 밴드들의 사운드, 또는 애니메이션에서 흘러나오는 록 트랙의 분위기가 연상되지만, 그 해외 밴드들이 보여주는 경쾌한 흥과 짜임새와 테크닉을 갖춘 연주의 조화도 함께 잘 숙지했기에 그것이 곡에는 매우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러 면에서 그들의 빠른 음악적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곡이다. ★★★★

 

[박상준] 욕심 많은 컨셉이다. 컨셉? 맞다, 이건 컨셉이다. 「PUPPET」이 그 많은 제이팝(+아이돌)의 한 풍경을 연상케 하는 것이었다면 이번 「Can't Stop」에 이르러서는 명백히 아이돌을 지향하는 징후가 《공부의 신》(2010) 같은 드라마의 OST라 해도 납득될만한 뮤직비디오에서부터 목격된다.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 부류의 청자를 노린 것만 같은 노골적인 신스와 건반은 어떤가. The Chainsmokers 이후 급증한 대중성을 향한 저격인 셈이다. 것도 아니면 허울의 계몽을 안은 오타쿠 전용 팝밴드의 잔상까지 포괄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음악에 대한 우려가 크다. 모든 것을 수용하려는 듯한 무모함이 흥미로운 소리보다 정형의 이미지로 인쇄되어 플립 북처럼 순식간에 지나간다. 기실 아이돌의 세계에는 함부로 벗어날 수도 진입할 수도 없을텐데, 이 음악이 소위 말해 그 세계와 아이돌 바깥의 신도들에게 그에 준하는 만족을 줄 수 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몇 번을 곱씹어봐도 애매하다는 인상이 더 크다. ★★

 

[차유정] 희망을 곱씹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경우, 오로지 그것만을 생각하고 바라봐야 한다는 강박증이 노래에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 곡의 경우 그런 함정에서 약간은 자유로운 것 같다. 나약하지만 끊임없이 앞으로 나가고 싶다는 소망이 과장되지 않게 표현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사소한 해방감을 느낄수 있다. 완벽하게 밝은 것 존재하기 어려운법이니까.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Can’t Stop
    마르멜로
    마르멜로
    나이트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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