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69-1] 그랜케일 「Treadmill (feat. 드린지오)」

그랜케일 (Grancale) 『Treadmill』
1,66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7.10
Volume SP
레이블 소리바다

[박병운] 데뷔 EP 였던 『Disgrace And Victory』(2012)에서도 그랬지만 음반 커버가 간혹 밴드를 설명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 음반 『Treadmill』에서도 뭔가 단단하게 고색창연함을 부각한 커버 디자인의 분위기는 음악 곳곳에 묻어나 있다. 한국의 밴드 일부는 자신의 로컬과 먹고 자란 자양분의 흔적을 어떻게든 입증하는 방향성을 보이는데, 반면 그랜케일 같은 밴드들의 경우는 '원류의 재현'에 더욱 힘을 기울인다. 하드록과 루츠록, 블루지한 포크 등의 요소를 이번 음반에선 보다 어쿠스틱 하게 부각하는데, 가히 Alice in Chains의 『MTV Unplugged』(1996) 음반이 방 안 어딘가에 있던가 하며 뒤적거리게 만든다. 천정식의 보컬이 들려주는 회한서린 질감은 고인이 된 아무개의 기억을 소환하게 하며, 박용진의 12현 어쿠스틱 기타가 들려주는 맑고 울림 있는 연출력은 가히 정수다. 두 남자의 보컬과 연주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일렁이는 이 버전과 음반의 마지막에 실린 단출한 오리지널 버전이 던져주는 확연히 다른 감정은 직접 경험해 보시길. ★★★☆

 

[정병욱] 좋은 연주력과 전통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에 둔 신인은 힘과 가치를 쉽게 잃지 않는 법이다. 결코 신인답지 않은 노련미와 음악적 완성도를 선보이며 "《음악취향Y》 2012년의 신인"으로 선정되었던 그랜케일은, 5년만에 돌아온 본 앨범에서 지난 성과와 기대를 고스란히 이어가는 결과물을 통해 긴 공백에 대한 아쉬움을 씻어냈다. 그중 드린지오와 함께 한 본 싱글은 블루스와 하드록 등 기존에 그랜케일이 익숙했던 루츠록 계열의 언어 대신 브리티쉬 포크의 어법을 차용해 전과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곧 경건함과 농진함, 비장미와 우아미가 단 한곡 안에 예민하게 교차하는 「Treadmill」의 미학은 그들이 정통록에 가졌던 애정 만치 60, 70년대 포크록을 이끌었던 앞선 선배들의 거대한 성취 역시 영리하게 답습하고 있다. 1분 가득 채워내는 서정적인 선율의 기타 인트로를 시작으로 드린지오와 박용진의 기타가 유려하게 합수하는 순간은 정교한 완성도를 갖춘 어쿠스틱 포크의 매력 그대로이다. 두 기타의 자연스러운 결이 블루지한 곡면을 만나고 두 사람의 보컬마저 덧대어지면서는 포크 팝과 다른 장면과 마주한다. 워낙 단단한 어쿠스틱 사운드로 인해 허투루 흘려보내기 쉬울 만치 평탄한 서사로 쓸려가지만, 세세한 진행을 쉽사리 예상할 수도 없는 세밀한 기타 컨트롤이 단단하고 질긴 톤을 완성하여 자세히 듣는 만큼 아름다운 순간을 선사한다. 후반부 연주의 솔로잉은 본 트랙에서 숨겨두었던 레트로 사이키델릭의 감각을 다시 뽐내지는 순간이다. 정격의 현전 및 그것의 전통에 입각한 조합만으로도 온전한 송라이팅 및 연주가 가능함을, 그것이 훌륭한 현재성을 획득해줌을 상기해준다. ★★★☆

 

[차유정] 한없이 어둠속으로 빠져들 것 같은 고독감으로 시작해서 알 수 없는 신비감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보통 신비감에 빠져있는 자아들을 그려내는 음악들은 자신의 문제에 갇혀 허우적 거리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이 싱글의 경우 그 함정을 영악하게 잘 피해서 자신들이 드러내고 싶어했던 고독의 모습을 잘 그려내었다. 포장하지 않고 심플하게 그래서 약간은 냉랭한 구석도 없지 않지만, 어쿠스틱 안에서 언제나 미지근한 것 보다 약간 더운 감성만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건 착각이야'라고 일격을 날려줄 날카로움을 들려준다는 점이 체크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Treadmill (feat. 드린지오)
    그랜케일
    그랜케일
    그랜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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