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김태균(테이크원)의 재발견이다. 그가 맡은 랩에 대한 의구심이 이 싱글을 들으면서 해소될 수 있었다는 점. 그 점이 이 곡의 가치 중 하나를 담당한다. 다른 사람의 재능을 발견하고 다듬어 빛을 내는 장인이 프로듀서라는 직함에 걸맞는 임무라면, 크라이베이비는 이것 하나만으로도 자신의 프로듀싱 감각을 증명한 셈이다. 결과물에서 보여준 텐션과 소스의 배치도 배치지만, 사실 좋은 곡이 될 수 있는 포인트는 의외로 사소한 곳에서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그 사소함이 때론 역량의 가장 큰 증명으로 남는 경우가 있다. 이 곡이 바로 그런 케이스다. ★★★☆

[김정원] 싱어송라이터 크라이베이비가 씬에 등장한 지 어느새 10년이 되어간다. 하지만 아쉽게도 종종 싱글을 발표하는 것 이외의 굵직한 활동은 없었다. 프로듀서로도 전담을 한다든가, 다수의 곡을 만든 앨범이 있진 않았다. 특히나 2014년 발표한 「긴생머리」와 「Luv Vibe」는 이지리스닝 이상의 청각적 쾌감을 안겨다 주지 못했다. 믹스테입, 그것도 3부작 시리즈의 첫 시작이라는 「Paramount」는 실험성의 여부와는 별개로 과연 이전과 다를 수 있을까. 일단 시작은 좋다. 트랩 계열에서는 정형화되었지만 어쨌든 이전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방법론으로 목소리를 냈는데, 이를 군더더기 없이 소화했다. 다소 긴장감 있는 무드를 조성하는 탓에 트랩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나, 그렇다고만 하기에는 짜놓은 리듬 구조가 변칙적이라면 변칙적이어서 나름대로 흥미로운 지점을 남긴다. 꽤나 하이파이하게 뽑은 사운드스케이프 자체도 이후 발표할 예정이라는 결과물들을 조금 더 기대케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