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곡이 꽤나 강한 비트임에도 일정한 관계를 충분히 유지하면서 나아간다. 자칫 밀려날 수도 있는데, 끝까지 충분하게 견딘다. 이 곡이 조영수와 안영민의 합작품(!)이라는 사실에 조금 놀랐던 것도 사실이다. 이 매무새에 이런 해석을 내놓다니. 그녀는 조영수와 안영민이 만들어내는 깔끔한 결과물에 독특한 해석을 제시했고 결과적으로 이는 양 쪽 모두 자신들의 가능성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보컬’을 멋지게 선보였고, 조영수는 오랜만에 자신의 음악적 커리어하이를 넘겼으며, 안영민은 그동안에 해온 OST작업이 유의미했음을 보여준 셈이 되었다. ★★★☆

[김성환] 케이시는 (데뷔 전 코러스로 참여했던 윤미래의 경우처럼) 싱글 「침대 위에서」(2015)로 데뷔하면서 알앤비풍의 보컬과 랩을 모두 구사하는 방향을 택했다. 이 곡에서는 자신의 보컬에 100% 집중하면서 대중에게 보컬리스트로서의 장점을 보여주고자 노력한다. 초창기 곡들에서의 창법이 다분히 윤미래의 창법을 의도적으로 모방하려는 모습이었다면, 좀 더 그 표현의 스타일을 다변화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 느껴진다. (아직 완벽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메이저 가요 시장에서 에일리를 제외한다면 (장르적 감성을 그래도 체득한) 솔로 팝/알앤비 디바의 맥이 너무 희미한 상황에서 케이시는 헤이즈와 더불어 분명 이후를 기대해볼 만한 신진 세력임은 분명하다. ★★★

[유성은] 한때의 히트메이커 조합 조영수와 안영민이 오랜만에 함께 작업한 「Dream」은 《Unpretty Rapstar 3》(2016)에 출연하여 인지도를 올린 케이시의 알앤비 싱글이다. 꽤나 전형적인 메이저 코드의 도입부에서 갑작스럽게 전조하여 변화하는 후렴구의 독특한 전개가 인상적이며, 곡을 뒷받침하는 프로그래밍이 주는 현대적이고 깊이 있는 감성도 무척 훌륭하다. 꿈에서라도 만나고 싶은 상대방에 대한 감정을 몽환적인 방식으로 그려내는 가사는 박정현의 히트 싱글인 「꿈에」(2002)의 세계관과 유사하다. 독특한 음색의 보컬이 곡과 잘 어우러져 완성도는 더욱 높아졌지만, 발성법이나 마디 처리 방식이 윤미래나 투애니원의 박봄이 떠오른다는 점이 조금은 아쉽다. ★★★☆

[정병욱] 《언프리티 랩스타3》(2016)의 경력이나 이전 싱글 「쓰담쓰담」(2016), 「침대 위에서」(2015)에서 엿보였던 랩에 대한 욕심이 이 노래 「Dream」에서만큼은 지워져 있다. 앞선 시도가 나름 노래·랩·송라이팅의 재능을 두루 증명한 헤이즈의 선례를 잇게 하려는 기획사의 푸쉬인지 케이시 스스로의 선택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이를 포기하고 본 트랙에 랩을 끼얹지 않은 것은 꽤나 좋은 선택이 되었다. 이제야 케이시 제 장점에만 집중한 유미주의적 알앤비로서 그녀의 진짜 매력을 해방하게 한 것이다. 어정쩡한 랩 파트를 대신하여 벌스의 분위기를 반전하는 훅의 세련된 변주가, 노래만으로도 충분히 입체적인 매력을 갖춘 케이시의 퍼포머로서의 역량을 증명해준다. 매번 직접 참여해온 가사 또한 발전하였다. 이전의 단순하고 일률적인 직설화법으로부터 벗어나, 정제를 거친 언어와 비유의 혼용을 통해 노래가 그리는 상상과 낭만에 더 큰 공감대를 부여한다. 데뷔 싱글은 아니지만, 케이시 본인에게 본격적인 상찬과 명성을 가져다줄 실질적인 시발점이 될 노래가 될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