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10-5] 페노메코 「For You (feat. 크러쉬, 펀치넬로)」

페노메코 (Penomeco) 『For You』
2,206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8
Volume Digital Sin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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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우] 사랑에 관한 노래들은 늘 소재 과잉의 문제에 접어든다. 이제는 사랑 노래가 지긋지긋하지 않냐는 푸념서부터, 사랑에 대한 환타지가 역으로 현실을 외면한다는 디테일한 주장까지. 그만큼 사랑에 관한 노래는 평타만 쳐도 본전이다. 여기 페노메코의 곡이 있다. 가사만 들고 보면 사랑에 관한 노래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다. 트랩을 섞은 비트와 그루브는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후반부에서 페노메코는 능글맞음을 벗어버리고, 모든 사운드를 집중시키며 쏟아낸다. 그렇게 넘어가는 과정이 굉장히 자연스럽다. 듣는 사람은 그것에 대한 변화를 미처 파악할 수 없는 사이에 그는 자신의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는 재능이 있다. 그리고 그 변화를 깨달았을 때, 우리는 그 동안 그가 깔아놓은 포석들이 예삿일이 아니었다는 점을 서서히 알아가게 된다. 요컨대 그는 자신의 말로 우리를 설득시키고 있었던 셈이다. 대충 흘려듣다가, 귀 기울여 듣게 만든다.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오로지 음악의 몫이다. 과잉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때다. 과잉에 대한 피로는 이런 좋은 곡에 대해서도 같은 표정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게 만드니까. 이런 데에 대한 페노메코의 대답은 단순한 듯하지만 확실하다. 결국 음악이라고. ★★★☆

 

[김정원] 「말해 Yes Or No」(2015)에서 페노메코는 보컬과 랩을 굳이 구분해서 이야기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유연한 모습을 보여줬었다. 지코와 더콰이엇 사이에서 오토튠을 잔뜩 건 상태로 극단적으로 오르내리는 움직임에 기초한 의외성을 더하며 어떤 예상되는 흐름을 깨버렸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트랩 리듬 위에서 목소리에 이펙트를 잔뜩 걸며 싱-랩 비스무리한 걸 선보이는 스타일 자체가 색다르다고 할 순 없다. 그에 대표적인 아티스트인 Future도 이제는 그 안에서 더욱 세밀하고 교묘하게 차별점을 두려 할 정도다. 페노메코 역시 이러한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걸 개인 결과물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는 알앤비 계열에서 강점을 보이며, 리코, 크리시베어와의 협업으로도 알려진 프로듀서 엔소울과 함께한 「Ma Fam」(2016)과 본작 「For You」에서 신스의 움직임이 주요한 비트에 맞춰 적절한 퍼포먼스를 이어간다. 특히, 「For You」에서는 꾸준히 만들어 가고 있는 특유의 딕션, 인토네이션, 완급 조절 등이 조금 더 자연스러워지며 물오른 듯한 인상을 준다. 물론, 훅 파트에서는 기청감이 느껴지고, 벌스 파트에서는 다소 정석적인 마디 끊기가 강렬한 인상을 주지 않은 채 다가오기도 하다. 외려 곡의 주인인 페노메코보다 펀치넬로와 크러쉬가 각각 전반부와 후반부에서 선보이는 퍼포먼스에 더 집중이 가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For You」는 자신만의 특이점을 좀 더 날카롭게 가져가고자 하는 페노메코의 발전이 실재적으로도 드러나는 고무적인 곡이다. 언젠가는 게스트들보다 그 자신이 더 빛날 수 있지 않을까? ★★★☆

 

[박상준] 풋풋한 랩이 적당히 박자 타는 플로우에 맞춰 하나둘 차곡차곡 쌓인다. 단연 크러쉬가 압도적으로 후반에 비트와 함께 곡을 잠깐 다른 곳으로 환기시키며 기량을 과시한다. 페노메코는 빠르게 벌스와 훅을 오가며 가쁘게 달린다. 큰 그림이 잘 짜인, 공연에서 보고 싶은 곡. 참, 편곡을 도맡은 프로듀서 엔소울의 정체를 알고 싶다. 크리시베어를 시작으로 리코, 코카, 벤, 매드타운까지 흥미롭고 꽉 찬 커리어를 이어가는 중인데, 이 정도면 조만간 그루비룸 다음 타자가 되지 않을까? 딥프라이가 저스디스에게 힘을 보태준 것처럼 엔소울의 새로운 작업도 기대할 만하다. 정말 하이햇 잘 깔지 않나? ★★★

 

[정병욱] 페노메코는 지코의 「말해 Yes Or No」(2015) 피쳐링으로 그 이름을 알렸고 실제로 대부분의 홍보도 그에 대한 언급이 꼭 빠지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후의 덜 알려진 행보에서 훨씬 발전적인 래핑을 들려준 바 있다. 특유의 독특한 톤과 찢어지는 듯한 발성이 지코와 더콰이엇 사이 다소 과하게 발산되었던 당시와 달리 랩이 보다 안정을 찾으며 비트에도 잘 묻어날 뿐 아니라 자기만의 개성 또한 확연히 살아난 것이다. 당장 앞서 3월에 발매한 「My Fam」이 훌륭한 사례였다. 올해 두 번째 행보인 본 싱글 또한 전작에 이어 엔소울의 화려한 비트들이 판을 마련하며 페노메코만의 순도 높은 개성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또 「My Fam」만 못 하게 들린다. 「For You」의 장점은 비트, 벌스, 훅, 가사 등이 혼연일치된 독보적 분위기와 태도이다. 각자 유니크한 톤과 바이브가 이질적인 접촉면 없이 부드러이 뒤엉켜 가사가 은유하는 젊고도 끈적이는, 또 가볍게 유혹하는 정서를 통합하고 있다. 이전만 못 하다는 단점은 의외로 세 사람의 흐름이 지나치게 단일한 줄기로 합수한다는 점이다. 각자의 톤의 매만짐은 물론, 꽉 찬 전자음 위 느리고 삐딱하게 미끄러지는 그루브, 가사의 태도마저 단 한순간의 광기나 변곡점 없이 마치 한 사람의 그것과 같아 셋이 함께 하는 의미와 매력이 약해 아쉽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For You (feat. 크러쉬, 펀치넬로)
    페노메코, 펀치넬로, 크러쉬
    엔소울, 페노메코, 펀치넬로, 크러쉬
    엔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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