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07-2] 누모리 「구나구나」

누모리 (nuMori) 『구나구나』
2,007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7
Volume 1
레이블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일단 장점 하나. 이들의 스탠스는 크로스오버라는 이름에 걸맞다. 단순히 현대적으로 전통적인 의미를 재생산하지 않는다. 그들은 외려 블루스나, 록, 흑인음악의 개념을 알고, 거기에 전통적인 색채와 에너지를 입히려고 한다. 요컨대 이들은 경계를 흐리는 게 아니라, 경계를 넘나든다. 이 곡의 신시사이저와 기타가 이런 서구적인 장르의 개념을 담당하고, 장구로 대변되는 리듬파트를 중저음의 샤우팅이 강한 보컬과 더불어 잡아준다. 때로는 장구의 역할이 약해지는 부분도 존재하고, 드럼으로 대체되어도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걸 감안하고라도 좋은 사운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재현이 아니라 곡을 창안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보는 가치있다. ★★★☆

 

[박병운] 무당의 육체에 접신이 되는 과정을 두고 영감을 받아 만든 이 곡, 도입부의 훵키함이 당대의 퓨전 재즈 밴드들 못지않다. 짧은 가사와 구음이 뒤섞인 사람들의 목소리를 덮는 요소는 영롱하게 얽히는 건반음과 전력을 다해 삐져 나왔다가 뒤로 빠져 수작을 부리는 일렉 기타들이다. 한국적인 것에 대한 의무적이고 촌스러운 천착보다 자신들이 탐구하는 소재에 대한 즐거운 탐닉과 그 전달을 주력하는 듯하다. 덕분에 감상도 쾌청하다. ★★★

 

[정병욱] ‘퓨전국악’이라는 이름은 ‘장르’가 아닌 편의상의 ‘지칭’이다. 다양한 조합과 스스로 ‘국악’임을 외면화하는 각양각색의 방법론이 오로지 하나의 통칭으로만 수렴한다. 세분화된 다른 이름이 혹여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사실 누모리의 음악쯤 되면 그게 어쩔 수 없겠구나 싶기도 하다. 재즈, 블루스, 훵크, 록 등 직관적인 인상이나 분위기만으로도 그 이름이 한두 가지로 한정되지 않을 뿐 아니라, 도리어 서구 대중음악의 그것들과의 강하게 유착한 이 데뷔 음반의 뿌리가 이것이 결국 ‘그것’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 타이틀 「구나구나」의 경우 그 정체성을 확정하는 것은 김소라(장구)의 쉴 새 없는 장단과 정준석(보컬·기타)의 가창이다. 물론 리듬과 선율이라는 확연한 두 축을 차지하고도 「구나구나」는 쉽사리 국악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모티프로 삼았다는 무속 신앙 속 귀접의 순간을, 베이스 리프의 반복되는 서구적이고도 훵키한 그루브가 휘젓고 다녀 그만으로도 어리둥절한데, 신디사이저의 레트로한 효과 하나하나가 중첩되면서는 이미 이 음악이 직관적인 몇 가지 소스만으로 노래의 정수를 적당히 타협하려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쉬지 않고 에너지를 뿜어내며 오디오를 빽빽이 채워내는 악기들의 조합은 마치 사물놀이에서 네 악기가 양보 없이 각기 판을 좌지우지하며 일사분란하게 시간을 채워내는 모습을 연상시키고, 우리말 감탄사의 어미를 반복적으로 차용한 가사는 처연하고도 황홀한 정서를 전달해, 굳이 ‘흥’과 ‘한’이라는 이분법적인 언어로 수사되지 않는 본 싱글의 매력을 재차 확인하게 한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구나구나
    정준석
    정준석, 이안나
    정준석, 이안나, 김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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