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107-3] 리미 「관을 걸어나오며」

리미 (Rimi) 『관을 걸어나오며』
1,861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7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그랜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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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마치 근래 들어 《Unpretty Rapstar》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소위 ‘여자 래퍼’라는 판을 비웃기라도 하듯 리미의 복귀작은 날이 서 있다. “그래 내가 내 뜻대로 내 젖대로 바꾸네”라는 라인에서처럼 성적인 표현을 여전히 과감하게 쓴다. 과거 자신을 메시아에 비유했던 게 무색하지 않게 트랙 자체가 부활을 선언하는 것처럼 느껴지게도 한다. 하지만 노골적인 캐릭터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커리어적 맥락을 적극 활용한 점이 고무적인 데에 비해 테크닉적 측면에서는 다소 튼튼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준다. 상대적으로 높아진 톤 자체는 호불호의 영역이라 할 수 있지만, 각 마디의 끝을 놓는 식의 전반적인 플로우 디자인은 트랩 기반의 프로덕션에 완전히 달라붙지 않는 편이다. 순간 순간적으로 빠르게 발음해야 하는 구간에서도 부자연스러움을 노출하는 건 마찬가지다. 같은 구절을 반복하는 훅 역시 선언 그 이상의 중독성, 리듬감과 같은 음악적 요소를 충분히 취하지 못한다. 만약 그가 앞으로 더 왕성한 활동을 할 예정이라면 최근의 흐름에 맞추거나 아예 자신의 영역을 공고히 가져가기 위한 일종의 적응 혹은 단련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박상준] 솔직히 기대한 것에 비해 실망스럽다. 최소한 지금의 슬릭만큼은 해줄 거라 믿은 게 전부 허상이라니. 재미없는 라임, 어떻게 된 건가 싶은 발음과 디렉션, 기믹은 하늘에 있건만 다른 것들이 받쳐주질 못한다. 특히 마지막 벌스는 이전까지의 문장들과 섞일 수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할 수 있는 얘기가 많았을 텐데, 부활의 선포치고는 아우라도, 기운도 없다. 아쉽다. 정말 많이 아쉽다. ★★☆

 

[정병욱] 선언적인 타이틀과 상징성, 노래의 강렬한 분위기와 랩핑의 에너지, 노래가 발매된 시점의 시의성까지 고려한다면 사실 누가 봐도 완벽한 그림이 그려진다. 애초에 누가 그녀 관에 못을 박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Unpretty Rapstar》가 씬의 전부인 양 미디어에 비춰지는 여성 래퍼 세계에 리미라는 이름의 복귀는, 정말 그녀가 자칭했던 『Rap Messiah』(2010)의 부활로 은유해도 오글거리지 않을 가뭄의 단비였을 것이다. 하지만 힙합이라는 음악장르의 소비와 청취가, 아이돌 씬의 그것처럼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별 프레임으로 구분되어 이루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당연히 그녀의 음악성을 폄하하는 사람은 없다. 래퍼로서는 말할 것도 없고, 남수림이라는 본명으로 낸 작업에서도 그만의 삶의 서정과 재치가 가사와 멜로디에 잘 녹아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부활 또한 제대로 칼을 갈고 나온 타이트한 플로우와 훌륭한 발성의 래핑이 스산한 트랩비트 위에서 날뛰어 듣는 맛이 통쾌하기도 하다. 적어도 그의 존재 자체는 확연히 과시했다. 하지만 메시지 은유에 지나치게 함몰되어 직설적인 가사 속 돋보이던 재치를 내세우지 못 했고, 플로우의 그루브가 날카로운 공격성 뒤에 감춰져 이것이 주류 씬에서의 공백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다. 리미라는 이름이 정말 ‘메시아’가 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증명의 영역으로 보인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관을 걸어나오며
    리미
    듀플렉스지, 키메이커
    듀플렉스지, 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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