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98-3] 스페이스카우보이 「Grotesque (feat. 팔로알토)」

스페이스카우보이 (Spacecowboy) 『Truly love』
1,87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5
Volume Digital Single
레이블 스페이스사운드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로 다소 개러지스럽게 접근하는 사운드에서 맑고 명징한 피아노의 멜로디 라인을 사이사이에 집어넣는다. 토크박스를 입고 노래부르는 보컬에 랩 또한 인공적인 톤을 가미했다. 그가 제목으로 선택한 그로테스크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그로테스크가 아니라 볼프강 카이저가 내놓은 그로테스크의 미학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삶에 대한 공포가 마침내 세계를 냉소적이고 기괴하게 묘파함으로써 낯설게 만들고, 세계의 규범과 질서를 어긋나게 함으로써, 인간의 원형에 천착하게 되는 그런 형태 말이다. 스페이스카우보이는 인간의 원형을 일렉트로닉의 원형으로 대체하고, 여기에 사랑에서 비롯된 소통이라는 테마를 얹는다. 그 얹음과 대체는 정당화될 수 있는가? 냉소는 끝까지 이르지 못했으나, 자신이 일반적이라는 인식을 어느정도 바꾸는데는 성공했다. 사랑이라는 테마는 그 옆으로 한없이 미끄러졌지만, 그 점이 비애를 불러오는 면도 있다. 그러나 들인 공에 비해 이 곡이 건진 것이 많지 않다는 점에 대해선 부정할 수가 없을 듯하다. ★★★

 

[박병운] 보코더로 ‘Truly’ 하지 않은 듯한 감정을 메마르게 노래하는 보컬이 팔로알토의 사나이 같은 랩에게 자리를 내준다. 연주의 진행은 미니멀하게 이어지고, 후반부에 그나마 자리한 클라이맥스는 감상에 파문을 준다기보다는 그늘지고 일그러진 심상을 주는 데 주력한다. 시부야, 애시드 하우스, 훵키 등 멜로딕하고 댄서블한 장르의 자양분을 숨기지 않았던 그가 이번엔 의도적으로 어두운 기조를 보인 셈이다. 이것이 원피스의 작업 등에 어느 정도의 지분으로 표현될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 ★★☆

 

[정병욱] 스페이스카우보이는 오랫동안 일렉트로닉 장르 프로듀서로서 이미 다양한 장르적 시도를 해왔지만, 활동 초기에는 주로 통일된 방식, 곧 시부야케이의 주류를 이루던 하우스풍의 음악을 마치 보컬의 소품처럼 활용하던 방식이 과거 그만의 스타일로 가장 익숙했다. 리얼 사운드에 집착하지 않는 작법과 사운드가 보컬 위로 튀지 않는 편곡 성향 탓에, 피로감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과 동시에 때로 보컬과 유리되는 것만 같은 아쉬움이 동시에 존재하였다. 꾸준히 작곡가로서 활동하면서도 2년 여만에 자기 이름을 내걸고 발표한 이번 「Grotesque (Feat. 팔로알토)」의 경우, 과거의 성향과 비교해 작법에 대해서는 맞고, 편곡에 대해서는 다르다. 노이지한 기계음을 의도적으로 극대화한 훅의 소스가, 깔끔하고 좋은 발성을 지닌 팔로알토의 벌스와 더욱 극적으로 분리되어, 감상의 피로감은 더해졌으나 의도적 이원화로서 노래의 주제는 강조되었다. 무엇보다 보컬과 분리된 채 반복되는 사운드 속에는, 근래 EDM으로 귀결되는 일렉트로닉 음악의 경향과 다르게, 템포감이나 그루브감 대신 괴상한 스케일로 오르내리는 앰비언트 풍(ambient)의 신스사운드를 중첩하여 주제 위에 “그로테스크”한 감성까지 덧칠한다. 그래서인지 힙합의 소품이 아닌 도리어 랩을 도구로 활용하는 정서의 주체로서, 이전 작에 비해 유난히 스페이스 카우보이의 존재감이 잘 보이는 싱글이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Grotesque (feat. 팔로알토)
    팔로알토, 이상호
    스페이스카우보이
    스페이스카우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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