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98-4] 슬릭 「One And Only」

슬릭 (Sleeq) 『Colossus』
1,90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6
Volume 1
레이블 데이즈얼라이브
공식사이트 [Click]

[김정원] ‘One And Only’라는 키워드는 힙합 안에서 대단히 많이 활용되는 말 중 하나다. 주로 자신의 존재가 그 어떤 누구로도 대체될 수 없음을 이야기하며 아티스트로서의 자신감을 표하는 데에 쓰이는 편이다. 이와 같은 문법은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 힙합의 속성 중 하나인 남성성에 기반해 대단히 과격하고 마초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슬릭은 자신의 곡에서 이 ‘One And Only’를 위와 같은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게 풀어낸다. 그가 이야기하는 ‘One And Only’는 자신감보다는 자존감, 그리고 자기애에 가까우며, 이는 특히 2절에서 더욱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자기혐오에 빠지는 순간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아끼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 나가는 슬릭은 전체적인 서사를 완벽한 문장들로 구현하고, 그것을 특유의 자유자재로 박자를 밀고 당기는 리듬감 속에 녹여내기까지 한다. 소재에 대한 보다 본질적이고 창의적인 해석과 멋들어진 랩을 동시에 해낸 셈이다. 굳이 ‘여성 래퍼’라는 타이틀을 붙이지 않아도, 슬릭이라는 아티스트가 누군지 알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멋지고 아름다운 곡이다. ★★★★☆

 

[박상준] 어쨌거나 기믹으로 살고 기믹으로 버티는 짜가들의 소모적이며 단발적인 이미지 경쟁으로 온사방이 가득하다. 그런 가운데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게 슬릭이 가진 최고의 강점이다. 이 진실로 솔직한 자기고백과 으스댐은 평소 지향했던 것들을 능률있게 표현하고 (시작부터 "바지 내려 입는 여대생"이라네) 연달아 이어가는 것만으로, 희소성과 더불어 '이루었다는' 짜릿함을 안긴다. 설득력은 덤이다. 게다가 신스가 지배하는 위압적인 주선율을 배제하고 빈틈 없이 이어지는 스킬 위주의 트랙을 내세운 건, 필시 증명을 위한 힙합 뮤지션의 고루한 의도였을 터. 많은 이들이 학수고대하던 정규앨범의 선공개로 「One And Only」는 더할 나위가 없는 곡이다. 여러모로 흠이 없다. 그리고 듣는 내내 당연히 리미 생각이 났다. 지금처럼 페미니즘 이슈가 활발했다면 리미의 2집, 어쩌면 3집이 CD장에 꽂혀 있었을까? 더 이상 여성랩퍼가 '남다른 bitch'일 필요가 없고 빼어난 실력이면 충분한 씬. 하기사 얼마 없는 힙합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슬릭은 페미니스트라 별로"라는 글이 지지를 받는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잠깐의 한탄일 뿐이다. 빠른 시일 내에 슬릭이 (여러 측면에서) 하나의 표준이 되기를 기도한다. 더불어, 이토록 깔끔한 비트의 토대를 제공한 뮤지션이 최근에 세상을 떠난 케이피라는 사실을 덧붙인다. 부디 다시 한번 그의 명복을 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1
    One And Only
    슬릭
    Kay P, 포카페이스
    Kay P, 슬릭, Glam Gould, 나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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