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96-1] 곽진언 「나랑 갈래」

곽진언 『나랑 갈래』
1,894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5
Volume 1
레이블 뮤직팜
공식사이트 [Click]

[박상준] 워낙 많이 불렀고, 음원으로 출시되기를 학수고대한 노래라면 보통 실망하게 마련임에도 이 곡의 완성도는 빼어나다. 정작 실망스러운 건 인트로였다. 구성이 뻔했고 의도도 충분히 유추할 수 있었다. 포크 앨범의 독서용이나 다름 없는 1번 트랙을 모아 컴필로 발매하면 좋겠다며 투덜댔다. 하지만 「나랑 갈래」가 재생되는 순간, 몇 초가 흐른 후에 바로 납득했다. 오직 목소리로 나지막이 시작한 노래는 인트로의 그토록 길고 고요한 끝과 이어지며 매우 효과적으로 구성을 단단히 매듭짓는다. 프로듀싱의 초반부터 확신을 준 셈이다. 담백한 어조의 가사도 일품이고 그와 더불어 곡을 이끄는 박인영의 스트링 편곡은 이제 경애 어린 눈빛과 박수로 감탄할 따름이다. 곽진언이 쥐고 있는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행보가 대변하는 90년대를 향한 존경, 「아침이슬」이 증언하는 그보다 더 이전부터 지속된 정서에 대한 애정, 홍대 포크싱어와 오디션 프로그램의 수혜자. 이 모든 타이틀을 하나의 앨범으로 풀어내기가 쉽지 않았으리란 것은 분명하다. 그런 와중에 오랜 시간 고민 끝에 나온 노래는 곽진언이 선택한 것을 자랑스럽게 내세운다. 그저 음악뿐. 처음에는 하나의 선택이었으나 끝은 증명과 같다. 간단히 말해서 장범준과 로이킴이 대중에게 보냈던 진한 러브레터를 포기하고도 해낸 것이다. 힘을 잃었고 더 잃어야 할 단어인 ‘진정성’을 부르짖는 자들이 하나 같이 곽진언을 지지하는 것은, 그들이 옳지 않더라도 우연으로 간과할 일이 아니다. 발라드의 문법을 뭉갠 채로 일관하기만 하는 OST와 절대적인 프로듀싱 아래 제작된 초고도의 아이돌팝, 거기에 랩과 알앤비가 뒤섞여 혼란과 공포를 자아내는 한국대중음악의 현장에서 곽진언의 선전과 그가 얻은 신뢰는 음악 외적으로, 내적으로 여러 유의미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나랑 갈래」는 상당히 뛰어나고 이질적이며 놀라운 결과물이다. 이것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다. 자, 모든 것이 팝이 된 시장에서 그들의 선택과 증명이 왜 촌스럽지 않았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바로 내릴 수는 없다. 신중히 살펴야 한다. 당장 짐작할 수 있는 것은 곽진언과 그의 앨범에 힌트가 숨어 있으리라는 점뿐이다. (한가지 더. 존박과 비교해서 들으면 훨씬 재밌다.) ★★★★

 

[차유정] 항상 느끼지만 곽진언은 슬픔을 감추거나 부정하려는 의지가 없다. 그냥 노래 안에 집어 넣거나 펼쳐놓는다. 보통은 듣는 이들에게 긍정이라고 표현 가능한 '기쁨과 즐거움의 (과잉된) 감정을 느껴달라'는 주문을 하는게 일반적이겠지만, 그는 '안들어줘도 상관없어. 나는 이걸 가지고 있어'라며 사람들에게 말한다. 그래서 편안함을 넘어 수긍이 가능한 케이스다. 이번 곡의 경우에는 동반이나 반려를 부탁의 형태로 들려주는데, 자신없고 힘빠진 보통 사람의 모습을 목소리로 그린다. 슬픈 감정이 일반적인지에 대해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필요이상으로 붕뜬 행복감에 취해보이는 미래가 아니라 불확실한 지금의 연장선으로 미래를 바라본다는 점에서 이 곡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듯 하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나랑 갈래
    곽진언
    곽진언
    곽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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