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87-4] 제이브라더스 「호연지기」

제이브라더스 (J-Brothers) 『No Blues No Life』
1,890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3
Volume 1
레이블 왕코프로덕션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나는 제이 브라더스의 정체가 실은 신촌블루스 2.0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장르의 한국적 어법을 모색한다는 점, 정말 블루스가 좋아서 모였다는 생각이 들만큼 공들인 연주의 합이 그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그들은 신촌블루스가 지니던 엉성함에 조금 더 기름을 치고 볼트를 조인다. 오소독스하진 않지만, 코어가 확실하다. 신촌블루스의 음악이 발화라면 이들의 음악은 블루스라는 장르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제스처들을 자신 안으로 끌어들여 용광로처럼 녹인다. 그런 맥락에 속에서 그들은 여러 이름들을 한데 호명한다. 장르에 매몰되지 않고, 장르에 벗어나지도 않은 채, 자신만의 맥락을 만들어내는 밴드의 곡은 훌륭할 수 밖에 없다. 제이 브라더스의 곡은 블루스에 매몰되지도, 벗어나지도 않고 자신만의 맥락을 만들었다. 그들의 곡은 훌륭하다. ★★★★☆

 

[박상준] 붕가붕가레코드에서 『블루스 더, Blues』(2012) 앨범이 나온 시점을 블루스 유행, 이라는 말이 돌았던 때로 잡자. 이후에 삼김시대의 활동(김일두는 제하더라도), 하헌진, CR태규 등의 무리까지 총합해서 말하자면, 그 유행에서 엄인호로 대표하는 군단, 신촌 블루스, 채수영 등이 나름 남겨두었던 블루스 록은 어쩐지 소외된 것처럼 보였다. 로다운30의 「한마디만 해줘요」 같은 트랙이 있긴 했지만, CR태규도 새로운 것을 노리는 것 같았고 조이엄은 의아했다. 김마스타마저 이미 본인의 무언가에 흠뻑 빠진 듯했고 말이지. 한국의 블루스는 리바이벌도, 레트로도 아닌 새로운 침공에 가까웠다. 독자적이었다는 얘기다. 이 목소리의 딱 적당한 톤, 억양, 발음 같은 것들은 한국의 밴드 시장에 이식된 블루스의 범위에 작은 추억을 안김과 동시에 그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내용에 있어서도 3분 이후의 기타를 위시한 그 퍼포먼스, 합 같은 건 그냥 이 기량을 도무지 의심할 수도 없게 한다. 독특한 어떤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장르로 쓰일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게 매우 중요하다. 그리하여 블루스가 또 이렇게 살아남았다. 이제 기약 같은 건 안 했으면 좋으련만. ★★★☆

 

[차유정] 한동안 블루스는 살아가는 와중에서도 가장 들키기 싫은 부분을 들춰내서 노래를 하거나, 아니면 속으로는 자기 여자가 맘에 들지만 겉으로는 전혀 아닌 척 찌질한 남자다움을 드러내는 장르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화려한 삶의 이면을 나열하는 쪽보다 지금의 기분이 엿같음을 솔직히 말해야만 장르의 장점이 살아나는, 리얼로 시작해 리얼로 끝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장르가 블루스라는 사실이다. 그런 입장에서 보면 「호연지기」라는 말은 굉장히 거대하다. 남자들끼리 잔뜩 취해서 어깨뽕을 세우는 그런 관점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누군가를 깊이 생각하고 조금 더 멋있게 살고싶은 욕망과 어린 아이 같은 두려움이 이 곡에는 공존한다. 순수하기는 하나 어쩔수 없는 아저씨스러움에 웃음이 터진다. 그런 기분만으로도 좋다고 말할 수 있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3
    호연지기
    정태경
    정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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