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욱] 가장 다양하고도 훌륭한 악기는 결국 사람의 목소리임을 상기시키는 싱글이다. 애초 밴드 리플렉스의 사운드의 중심축인 조규현의 보컬은 가늘고 감각적인 쫄깃함과 록킹한 창쾌함을 동시에 갖춘 것이었으나, 주로 「S.O.S.」(2012)나 이번 앨범에서의 「불」과 같은 트랙으로 대표되는 특징, 기타 리프의 직선적이고 화려한 질주와만 맞물리다보니 일면적인 카타르시스만이 반복하여 강조될 뿐이었다. 최근 《슈퍼스타K7》(2015)에의 도전이 반환점이 되었는지, 「까맣게」에서는 청춘 록 사운드적 쾌로부터 더 나아간 보다 대중적이고 성숙해진 밀당을 들려준다. 미디움템포로 흔들거리는 그루브로 예열하여 이내 강렬히 폭발하는 굵직한 서사 자체는 뻔하지만, 앞뒤 어떤 소리공간에서든 자기만의 슬라이딩으로 매끄러운 흐름을 들려주는 보컬 덕에 노래는 자기의 흐름을 찾는다. ‘너’와의 이별이 초래한 ‘나’의 아픔과 그럼에도 여전히 ‘너’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강한 미련이 대비되는 대구를 포착해내고, 이에 녹여내는 보컬의 역량과 연주서사의 매끈한 진행으로 틀을 갖춰냈다. ★★★☆

[차유정]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많이 배어난다. 곡이 지니고 있는 조심스러운 정서에 비해 강렬하게 진행되는 곡의 흐름 때문인 것 같다. 살짝 균형이 어긋난 정서가 티나지 않게 잘 스며있다. 수줍게 말하는 사람의 두려움을 표현하면서도 누군가를 더 잘 알고 싶은 사람의 감정도 잘 살려내는 좋은 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