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여유로운 긴장이라는 역설

이디오테잎 (Idiotape) 『Tours』
882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4.07
Volume 2
레이블 VU

사치를 지양하고 다이내믹에 매진했던 데뷔작에 비해 2집은 80년대의 과장된 신스팝 소스를 장식 살로 덧붙인 듯 하다. 모두가 다르겠지만 글쓴이가 이디오테잎을 좋아한 이유는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장르 음악을 하면서도 그 안에 사람 냄새를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자 음악 뮤지션들의 기반이랄 수 있는 장비 ‘조작’을 넘어 드럼과 기타, 아날로그 신디사이저라는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는 바로 그 느낌. 힘차게 부풀어 올랐던 「080509」(2011)의 헤비 베이스 리프와 날쌘 펑크(Funk) 기타를 대했던 감흥을 나는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두 번째 앨범에서 이들은 거짓말 같은 비트와 멜로디를 쉼없이 토해냈던 3년 전과 조금 다른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1집의 첫 곡 「Pluto」의 거침없는 인트로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눈치라도 보는 듯 소심해진 2집의 첫 곡 「Proof」는 분명 낯설거나 심심하게 느껴질 것이다. 혹자가 “글렌체크가 보인다”고 한 신작에서 이디오테잎은 아무래도 「Even Floor」보다 「League」같은 곡을 더 탐구하고 싶어 한 것 같다.

 

물론 1집 스타일을 기대한 팬들에게 이들은 기꺼이 「Boiling Point」같은 곡을 내밀며 변절 같은 변신이라는 오해의 여지를 미리 막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Airdrome」과 「Morn」은 지난 그리고 이번 앨범을 화해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Latepool」은 그 모든 수고를 레트로 스타일을 곱씹는 지금 이 순간에만 다시 집중케 하며 과거를 떨쳐낸다. 여기에「Untitled #03」에서와 같은 전투적인 것이 아닌 「Idio_T」와 「Heyday」에서 들을 수 있었던 순수한 칩튠과 수수한 멜로디가 「With The Flow」 정도를 빼곤 거의 실종되다시피 한 점, 잠복과 폭발이라는 데뷔 시절 장기를 아끼는 다소 건전한(?) 모습이 신보의 색깔이 된 점은 한편으론 유감이고 어떤 면에선 아쉽다.

 

그렇다고 이 앨범이 영 몹쓸 앨범이란 얘긴 절대 아니다. 춤과 헤드뱅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장르 파괴의 매력이 줄었다 해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이들의 음악적 진보까지 가려지면 곤란하다. 마지막 곡 「Styx」가 잘 정리해내고 있듯 이디오테잎만의 일렉트로닉은 이제 7부 능선은 가뿐히 넘은 느낌이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그들은 여전히 독보적이고 압도적이다. 고지가 머지않았다.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Proof
    -
    -
    -
  • 2
    Boiling Point
    -
    -
    -
  • 3
    Airdrome
    -
    -
    -
  • 4
    Morn
    -
    -
    -
  • 5
    Cats In My Head
    -
    -
    -
  • 6
    Latepool
    -
    -
    -
  • 7
    Untitled #03
    -
    -
    -
  • 8
    Bullock
    -
    -
    -
  • 9
    With The Flow
    -
    -
    -
  • 10
    Styx
    -
    -
    -

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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