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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Review

[2016 상반기결산 #2] 혁명적 히피의 감각

화지 (Hwaji) 『Zissou』

964 / 작성일 : 2016.08.18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6.02; Volume 2; 레이블 인플래닛; 공식사이트 [Click]

화지는 자기 자신을 "21세기 히피"라고 칭했다. 히피는 역사적·사회적 맥락을 함의하는 고유명사이지만, 특유의 분위기와 태도를 지칭하는 대명사로써 더 많이 읽힌다. 흔히 스웨그(swag)나 바이브(vibe)와 같은 단어들의 수식이 워낙 중요한 힙합 장르에 있어서 '히피'라는 평은 음악 내적으로 "그만의 스타일을 지녔다"는 문장만큼이나 기분 좋은 칭찬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 눈치 챘겠지만 그는 지독한 나르시시스트인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동시에 날카로운 리얼리스트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타이트하거나 화려하지도 않은 비트 위에 그만의 랩을 주술 외우듯 중얼거리는 간지는 담백하지만 동시에 황홀하다. 하드코어든 서정적이든 서서히 자기 세계로 빠뜨리는 훅의 마력도 여전하다. 현 시점, 영소울과 함께인 화지는 힙합계 가장 '핫한 히피'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가사도 만만찮다. 자기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어감의 단어들로 날카로운 의미 맥락을 만들어내고, 내면의 이야기로 시작해 외면의 문제들을 쑤셔대는 화지의 감각은 단순히 "핫함"을 넘어선 '혁명적 히피'로 칭하고 싶을 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