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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싱글 10위

오버드라이브필로소피 (OVerdrive Philosophy) 『OVerdrive Philosophy』
56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2.02
Volume EP
장르
유통사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구호물품 Pt.2」


 

[전자인형] 오버드라이브필로소피의 이번 EP는 라이브 녹음으로 담긴 에너지가 단단하고, 그것을 구현하는 사운드의 쾌감이 좋다. 뛰어난 연주가 강한 개성으로 연신 도드라지는데, 과잉되었다는 느낌이 없고, 분명 강한 소리인데 부드럽게 들려 계속 듣고 싶다. 이게 정녕 마스터링의 마술인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 중 이 노래는 잘 정리된 편곡과 분명한 서사로 앨범과 밴드를 대표한다. 록스타 박근홍의 스테인리스 성대는 물론이고 기타놀음 제대로 하는 리치맨(기타), 강성실(드럼)과 백진희(베이스)의 창의적 변주...... 라고 하면 너무 해설지 같은 표현이라 꺼려지는데, 사실은 사실이니 적시하자. 이걸 라이브로 담았으니 어디선가 맥주 쏟은 냄새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게 이 노래를 평가하는 8할의 가치라면 나머지 2할은 이 노래를 각별하게 만든다. 오랜 '로크뮤직' 팬으로서 작금의 록음악 홀대가 유감스럽다. 세월은 흐르고 유행은 변하기 마련이라지만 마음 한 구석에 뭔가 억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시대로부터 취향을 부정당하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생각해보면 록음악이 유행이라던 90년대도 그랬다. 한국사회에서 록은 언제나 비주류였다. 이 노래에는 비주류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뭔가가 있다. 다 헤진 심장을 토닥거리며 자존감을 올려주는, 눈빛으로 아는 사람들과 연대하게 하는 에너지랄까. 그걸 설명하라면 또 해설지의 문체가 될테니 포기한다. 다만, 그런 게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알 거다. 그거면 됐다. 이게 궁금한 아이들이 있다면 이 멤버들의 디스코그래피를 쭉 훑어 오시라. 그러면 당신도 우리처럼 뭉클한 뭔가가 만져질 거다. 첨언하자면 박근홍은 한국 록 팬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 버렸다.

 

[조일동]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필부들이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절박과 분노, 허무를 비장하기 그지없게 그려낸다. 자글대던 기타는 후반으로 접어들어 어느새 날카로운 벤딩으로 솟아 오르기 시작한다. 비정한 시대에 고개 숙인채 순응했지만 마음 한 구석 버리지 못했던 역심의 조각을 끝내 폭발 시키고 만다. 기타가 품은 절망을 분노로 길어내는 역할은 기타 뒤에서, 다시 앞으로 저벅저벅 나서며 밴드를 끌고가는 둔중한 베이스가 맡았다. 혁명에 나설 결기와 눈만 질끈 감고 살면 편할 수 있다는 갈등 사이를 급작스런 필인과 고스트노트를 오가며 드러내는 드럼이 더해진다. 소리 하나하나가 더해지고 쌓아질수록 비장미는 커져간다. 이 모두를 조율하고 쏟아내게 만들지만 결국 '오직 어둠만이' 지배하는 현실 속에 '아직 미련'만 남은, '고통과 절망 미련과 후회 어둠'으로 시커멓게 타버린 속을 절절하게 드러낸, 그래서 소리를 따라 온 청자를 결국 절정의 허무로 끌고 내려가는 일은 온전히 보컬리스트의 몫이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국민국가 구성원 다수가 느끼고 있는, 절실히 바랬지만 오지 않은, 아니 영원히 오지 않을 것만 같은 '모두 자유롭길 행복하길 바란' 시대의 절망을 벽두부터 예언한 슬픈 현실 노래다. 우리는 "아직 아직 아직 아직"을 외치는 오버필의 그 외침에 기대 그렇게 올해를 하루하루 버텨냈다.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3
    구호물품 Pt.2
    박근홍
    박근홍, 지니비, 리치맨, 강성실
    박근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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