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취향Y

Y-Choice

올해의 앨범 9위

조규찬 『9』

1,716 / 작성일 : 2010.12.27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10.08; Volume 9; 레이블 워너

어느새 20년이다. 싱어송라이터, 유재하 가요제, 새바람이 오는 그늘, 그리고 솔로 활동들, 한국 최고 레벨의 코러스 전문가. 조규찬을 설명하는 여러 가지 단어들이 스쳐지나가는 『9』라는 단어를 받아 들면서 우선 느꼈던 건 낯설음이었다. 초기작들이나 그가 이소라에게 주었던 곡들이 설명해주던 ‘진짜 조규찬’이 어디로 갔는지에 대한 의문.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실험적인 곡들이 마치 자신인 것처럼 보여주다, 깊은 사색의 가사와 뚜렷하게 귀를 잡아끄는 멜로디, ‘역량 총집결형 발라드’가 한두 곡. 이런 패턴에 대한 기대감 아닌 기대감을 이 앨범은 단호하게 깨뜨린다. 「WOW」, 「CRAZY」, 「Instead of You」같은, 마치 수년전 백스트리트보이즈, 웨스트라이프의 그것 마냥 단단하고 선명한 코러스라인이 중심을 잡는 ‘잘 만든’ 팝발라드들이 앨범의 기둥을 구성하고, 「풍선」, 「Just Married」, 「Suddenly」, 「April Song」 등 소프트하고 어깨에 힘을 뺀, 어쿠스틱에 한없이 가까운 ‘달달한’ 소품들이 앨범에 곁가지를 더한다. 절대 조규찬이 가질 수 없는 ‘완벽한 락보컬’ 박완규와의 「Without You」의 파격은 거친 악기와 거친 보컬에도 불구하고 앞서 기술한 ‘기둥형 웰메이드 발라드’의 감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긴 유학길에 앞서 ‘진짜 조규찬’은 굳이 파격이란 형식을 빌리지 않더라도 이미 나름의 스타일의 완성을 보여줄 수 있는 ‘완성형’이 된 것이다. 하지만 앨범이 끝나고, 그의 이번 노래를 흥얼거리면서도, 나는 여전히 ‘나의 조규찬’이 그립다.

#조규찬 #2010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