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신시사이저를 필두로 상승음이 가득한 훅에 돌입하는 순간, 이 곡은 익숙한 비탄의 세계에서 돌연 치솟아 오른다. 놀라운 점은 그 대목이 전혀 뜬금없지는 않다는 데에 있다. 버둥은 소외를 벗어날 수 없다는 비탄, 초월이 불가능하다는 비탄, 영원히 변치 않는 것은 없다는 비탄 속에서 치열하게 울며 뒹굴 때, 비로소 영원한 상승과 확대로 이어진다는 믿음을 드라마틱한 음악적 구조로 구축했다. (아마도 예술 전반의 일일테지만) 결국 음악은 다른 곳을 생각하는 일이고, 다른 삶, 다른 지향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일이라는 점을 이 곡만큼 단단하게 캐치한 ‘팝’을 오랜만에 들었다. 올 한 해 들었던 ‘질문’ 중에서 가장 강력한 ‘질문’이 이 한 곡에 고스란히 담겼다.

[유성은] 멜로디가 좋고, 연주도 좋고, 노래마저 좋은데, 곡에 투영된 절실함과 좌절감은 안그래도 좋은 부분들을 모두 싸잡아 활화산처럼 그것들을 터뜨려낸다.

[이정희] 별다른 정보 없이 앨범을 듣다 귀를 잡아끄는 트랙을 만나는 일만큼 반갑고 신나는 일이 있을까. 나에게 《음악취향Y》의 '올해의 싱글'은 그렇게 만나는 반갑고 신나는 일들을 정리하는 시간들이다. 그리고, 2021년에는 버둥의 이 곡을 만난 순간을 기록했다. 아마도 뮤지션 본인이 경험했을 혼돈을 차분하지만 날카롭게 그린 가사는 버둥의 관조적인 보컬로 들려주며 귀를 잡아 끈다. 씬에 대해 알지 못하는 리스너의 입장에서 앨범의 가장 매력적인 곡이 「씬이 버린 아이들」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지지만 그 점이 이 곡을 더 즐겁게 들었던 이유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