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Like Water」도 좋았지만, 이 곡을 들었을 때, 아이돌 그룹의 보컬리스트가 이 정도로 내밀한 이야기를 꺼낼 수도 있다는 것에 듣는 내내 경탄했다.

[정병욱] 여기 데뷔 7년 만에 첫 솔로 EP를 내놓은 아이돌 멤버가 있다. 5곡을 수록한 그의 EP 속 타이틀곡은 두 곡. 한 곡은 주제를 제시하는 첫 곡이며, 다른 한 곡은 앞서 제시한 주제를 완성하는 앨범 제목 동명의 두 번째 곡이다. 이중에 더 많은 지지를 얻을 만한 노래는 무엇일까? 사실 정답은 없다. 이 노래 「When This Rain Stops」와 「Like Water」는 팬 혹은 청자에게 놀랄만큼 엇비슷한 지지와 사랑을 받았다. 물론 두 곡은 서로 다르며 그 사이 우열도 없다. 전자가 단출한 건반 반주 아래 정통 발라드의 매력과 웬디의 다채로운 보컬 테크닉을 비교적 담백한 드라마로 전하는 노래라면, 후자는 SM의 흔적이 조금 더 진한 페이소스를 발휘함으로써 사운드는 훨씬 극적이나 가수의 표현 영역은 오히려 조금 좁아진 팝·록 넘버다. 다만 분명한 것은 2019년 12월, 불의의 사고를 거쳐 1년 반 가까이 활동 공백을 지나온 가수의 복귀작이자 솔로 데뷔 EP의 첫 곡이 “마음에 비가 내려도” “이렇게 가끔은 멈춰가도 된다.”라며 때마침 (2021년의 현실에 발맞춰) 오히려 타인을 위로하는 곡이라는 사실이며, 적어도 대중이 그를 아는 범위 내에서 청자가 이를 꽤 진정성 있는 고백이자 성장담으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