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취향Y

Y-Best

Heaviness 50+5 25위

카리스마 (Charisma) 『Warning』

1,012 / 작성일 : 2010.04.16

음악 정보: 발표시기 1988.10; Volume 1; 레이블 서라벌

카리스마의 데뷔작 『Warning』은 8말9초 헤비메탈 신을 되새김질할 때 가장 앞자리에 나오는 '업적'의 작품은 아니다. 밴드는 결성 2달 만에 앨범을 발매, 6개월만에 해체되었고 그로 인해 이 앨범은 이들의 데뷔작이자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헤비메탈에 대한 미련이 남아 앨범 기획과 매니저 역할을 자처했던 유현상(백두산의 그가 맞다)은 같은 시기 그가 밀고 있던 여가수 이지연의 거국적 히트에 쓸려 막상 실질적인 지원 사격을 행해주지 못했다.

이렇게만 읊고 돌아서면 뭔가 쓸쓸한 앨범처럼 느껴지지만, 김종서(v), 이근형(g), 박현준(b, 앨범 녹음 뒤에는 김영진이 밴드 활동에 참여했다), 김민기(d)라는 당대의 쟁쟁한 멤버들(그러고 보니 멤버 중 3명이 시나위 출신이다)이 모여 만들어낸 『Warning』은 상술한 푸대접이 아쉬운, 탄탄한 메탈 앨범으로서 당시의 메탈 팬들에게 '빼놓으면 섭섭한' 리스트의 상위에서 회자되곤 한다.

1987년 고등학생 신분임에도 이미 작은하늘의 기타리스트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이근형은 앨범 내내 자신감 넘치는 연주로 주목할 만한 신예의 등장을 알렸고, 역시 당시 한창 물이 올라있던 김종서의 예리한 샤우팅은 각 곡들의 굴곡을 더욱 선명하게 끄집어내며 '로칼 냄새'를 지우는 데에 일조했다. 악기들 간의 짜임새 있는 사운드 구성으로 옛스럽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점 또한 재조명 받을 만한 요소라 하겠다. 호방한 스케일의 기타 인트로가 인상적인 헤비 트랙 「저 산 너머」, 애절한 아르페지오 연주와 비감서린 보컬이 어우러지는 「빛바랜 옛사진 속에」등은 8말9초 헤비메탈의 로망을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의 필청 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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