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좁은 곳에서 출발하지만 생각보다 넓은 시야로 사운드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들을 수 있다. 보컬의 멜로디를 강조하기 위해 살짝 뭉갠 사운드가 노래의 무드를 확실하게 잡으며 폭발하는 대목은 나름의 절제가 돋보이고, 훅의 쾌감을 반감시키지 않는다는 점 또한 특기할 만 하다. 몇몇 인디밴드가 생각나는 기시감이 얼핏 지나가지만, 이들이 만들어낸 덩어리감의 꼼꼼한 아름다움를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그 성실한 꼼꼼함이 이 밴드의 가장 큰 변별점을 만들어냈기에 더욱 믿음직스러운 곡.  ★★★☆

[김성환] 손효진(보컬·기타·신시사이저), 김민식(기타), 송여진(베이스)으로 구성된 인디 팝/록 밴드 문없는집이 1년 만에 발표한 싱글. 이들의 음악은 첫 EP 『문없는집』(2019)에서의 부드러운 그루브가 담긴 밝은 어번 팝에서 『밝은 미래』(2020)을 거치면서 보다 전자음과 부유하는 사운드가 증가했다. 그리고 지난 싱글 「스페이스센터」(2021)을 통해 확실히 드림팝적인 영역에 가까워졌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싱글 「Behind Your Dream」은 이러한 이 밴드의 음악적 궤적의 종합적 결산이라고 할 만한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사운드면에서도 가장 활기찬 얼터너티브/신스팝의 감성을 구현하고 있다. 오히려 록킹한 드럼 비트와 기타 스트로크는 과거에 비해 더욱 나아진 느낌이다. 또한 의도적으로 영어가사로만 구성된 손효진의 보컬은 서구의 최근 이런 계열 여성 보컬들의 매력을 능가할 만큼 곡의 매력의 중심을 확실히 잡아낸다. 특히 중반부의 신시사이저 간주 부분은 곡의 중반부 텐션을 유지하게 하는 꽤 실속있는 양념이 되어준다. ‘열린 틈으로 경계를 허무는 음악을 추구하는 밴드’라는 자신들을 소개하는 이들이지만, 여태까지 그들이 입었던 옷들 가운데 가장 잘 어울리는 모습이라 말하고 싶다.      ★★★☆

[박병운] 밴드 멤버들 모두 좋아하지 않을 반응이겠지만, '탕탕탕-' 하는 도입에 이어 나오는 본론의 인상에서 The Cranberries의 얼터너티브 록과 팝이 뒤엉키던 당대의 분위기가 우선 떠오르긴 했다, 신시사이저의 진행과 손효진의 보컬, 듣는 감상자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한 베이스의 두근거리는 역동은 일상에서의 기운을 심어주는 듯. 뮤직비디오가 형성하는 청량한 연출과 함께 레트로한 앳된 분위기는 이 팝록이 대중들에게 어떻게 접근할지를 인지하고 있다. 화사하고 수려한 봄의 풍경보다는 때론 지글대며 발광하는 빛을 닮은 젊음의 기운으로. ★★★

[유성은] 레트로한 신스팝의 컨셉에 기초한 드림팝 스타일의 편곡 지향이 돋보인다. 디테일한 멜로디의 결이 모두 살아있는 와중에 일렁이는 사운드 연주가 공간을 가득 메우고 벅찬 감정을 선사한다. 전반적인 멜로디에서 The Cranberries의 「Dream」(1993)이 떠오르기도 하고, 곡의 분위기에선 A-ha의 뉴웨이브가, 보컬의 목소리에선 The Corrs가 생각난다. 전반적으로 마치 구름 위를 떠 다니듯 심상을 그려내고 있으며, 꽃이 피어나는 현재적 봄의 계절감이 충만한 곡이기도 하다. 유니크한 보컬의 목소리를 최대한 활용한 대곡 지향형 몽환적 신스팝이다. ★★★☆

[조일동] 상큼하게 귀를 잡아 끄는 보컬 멜로디와 신시사이저 연주가 즐겁다. 신스팝의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연주 곳곳에는 록의 기운이 살짝 배어있다. 덕분에 은근히 직선의 쾌감마저 느낄 수 있다. 복잡하지 않지만 들고나며 쌓아가는 소리‘들’의 매력이 좋다. 훌륭한 한 멤버가 아니라 세 사람의 합이 만든 결과가 매력적이다. 그래서 이 소리들이 함께 굴러가며 만드는 결과물을 계속 만나고 싶다. 그만큼 기대되는 좋은 팝 밴드를 만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