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운] 남의 일이니 속 모르고 눈과 귀에 들리는 정보에 국한되어 말하자면, 등장부터 지금까지 순탄하게 상승의 계단을 밟는 밴드의 곡이다. 그런 설명에 걸맞은 기세 좋은 윤민의 보컬과 기타, 융단처럼 깔린 키보드가 극적으로 들리는 곡의 말미가 긍정적으로 들린다. 빨강과 파랑의 보색 대비를 전제하고, 마무리엔 두 컬러가 섞이는 음반명의 컬러를 상기한다면 다채로운 앞길의 변모도 한 번쯤 기대를 해볼만 한걸까? (앨범 제목만으로 짐작하건대) 곡이 실제로 이렇다 저렇다는 고정을 사뿐히 거부하는 듯도 하다. ★★★☆

[열심히] 《제31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2020)에서 대회 사상 최초의 밴드 우승팀으로 데뷔한 터치드의 첫 EP 타이틀곡입니다. 하드락 스타일의 얼개 위에서 주로 건반과 기타가 화려하게 곡을 치장합니다. 음색의 선이 고우면서도 힘을 줄 때는 확실하게 주는 윤민의 보컬이 밴드의 개성을 보다 단단하게 만듭니다. 조금 더 저음부가 묵직하고 다이나믹하게 잡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충분히 로킹하면서도 팝적인 흡인력도 갖춘, 기본기와 센스가 두루 준수한 팀이고 음악입니다. ★★★☆

[조일동] 1980년대 하드록·AOR 스타일의 키보드와 기타 리프 위로 강렬한 보컬리스트가 얹히면서 시원시원한 록의 쾌감이 가득 전해지는 음악이 탄생했다. 여러 경연대회에서 입상한 경험을 가진 밴드라는 소개가 절로 수긍되는 음악이다. 라이브에서 더 위력을 발휘할 것이 확실한 곡 구조의 명료함, 후반부 기타와 키보드 솔로가 치고 빠지면 보컬의 공간을 열어주는 구성 등 짧은 곡 안에서도 좋은 밴드의 탄탄한 기본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이런 젊고 탄탄한 밴드가 설 무대가 줄어든 코로나19가 우리에게 강요하는 현실이 더 야속하기만 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