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타리스트 제리황(황승민)은 밴드 셔츠보이프랭크의 기타리스트로서 우리에겐 《슈퍼밴드》(2019) 에서 칼로 기타 줄을 긁고 슬라이딩을 하는 퍼포먼스 등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작년 말 검정치마와 녹두가 소속된 비스포크와 파트너십 관계를 맺게 되면서 셔츠보이프랭크는 앨범 『LAME』을 통해 자신들의 사이키델릭적 드림 팝의 기조를 잘 보여주었다. 이제 밴드의 멤버들 가운데 첫번째 솔로작이 되는 제리황의 기타 연주 앨범은 일단 그가 《슈퍼밴드》에서 보여준 것 이상의 안정감을 담은 결과물로 다가온다. 소속 밴드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하드록·메탈에 기반한 슈레딩(shredding)이 수록곡들의 중심을 잡고 있는데, 록 기타 연주곡들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적절한 솔로의 안배 면에서 균형감각이 잘 잡혀있다. 특히 앨범의 초반부에 있는 「Thunder Wave」나 이 곡 「Hyper Beam」이 그러한데, 특이한 실험적 시도에 집중하기보다는 정석적인 연주 속에서 자신의 연주력과 개성을 잘 드려내고 있다. ‘변신 로봇의 격투’를 테마로 삼고 있는 이 트랙에서는 그의 강렬한 기타 슈레딩이 중심을 잡고 있지만, 동시에 신시사이저의 적극적 활용으로 마치 연주 배틀을 하는 것 같은 재미도 선사한다. 무엇보다 시원한 톤과 격정적인 솔로 프레이즈가 주는 청량감이 매력적인, 예상 밖의 영역에서 튀어나온 멋진 연주곡이다. ★★★☆

[차유정] 게임음악의 영역을 리스닝의 형태로 전환시킨듯한 일관적인 즐거움과 속도감이 넘친다. 기교와 테크닉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일정 시간 안에 짧은 결론을 내는 음악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약간은 다급해 보이는 텐션 안에서도 유머러스 함을 부각시킨 부분이 장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