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352-5] 해파리 「귀인-형가」

해파리 『Born By Gorgeousness』
983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1.05
Volume EP
장르 크로스오버
레이블 플립드코인뮤직
유통사 리웨이뮤직앤미디어
공식사이트 [Click]

[정병욱] 10년 전 잠비나이의 실험이 결과적으로 전통 악기의 기능과 음악의 장르 이동, 초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지난해 이날치의 그것은 추상적인 전통성과 정서의 재해석, 현대적 변용을 성취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그밖에 지난 몇 년 동안 괄목한 성과를 내놓았던 박지하, 블랙스트링, 추다혜차지스 등 범국악계에서 선보인 여러 시도 역시 이 두 가지 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해파리의 본작은 상대적으로 특정 악곡의 원천성에 관심을 두고, 오롯이 그것의 해체와 재조립에 관심을 둔다는 면에서 차별점이 있다. 포스트록이든 퓨전재즈든 대중음악 특정 장르의 레퍼런스에 기대지 않고 있으며, 전통음악 중에서도 비교적 현재 대중음악 청자에게 익숙한 민요나 판소리 같은 속악의 가창곡을 활용한 변주도 아니라는 점에서 도전적이다. 방법론에서 묻어나는 고민이 마냥 순수예술이나 다원예술의 일시적이고 사변적인 이벤트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돋보이기도 한다. 본 싱글은 종묘제례 중 네 번째 절차에 올라 선조의 문덕(文德)을 기리는 『보태평』 중 전반부의 「귀인」과 「형가」를 아우르고 있는데, 현행 종묘제례악의 난해한 박자 감각을 달리 선율이 필요 없는 노골적인 기계 질감의 반복적인 테크노 베이스 비트로 변형해 원곡과 다르면서도 설득력 있는 긴박한 리듬감을 만든 것이 첫째다. 관악기 소리를 절묘하게 대체하는 신시사이저 사운드와 남성 악사의 차분한 노래를 역동적으로 뒤튼 민희의 보컬, 어두운 분위기와 박진감을 더하는 혜원의 악기 활용이 원곡과 분명 같지도, 다르지도 않은 장면을 창조한다. 굳이 이들이 여성 듀오라는 점을 짚지 않아도, 예(禮)와 장엄한 권위가 핵심인 남성 전유의 궁중 음악에 선명한 정서와 분위기가 곁들면서 이미 개념적인 전복은 일어난다. ★★★★

 

[조일동] 흥미로운 경험이다. 코로나 이전까지 매년 종묘제례악 공연에 참여해온 한 전통 무용가는 몇 년 전 공연이 끝나고 맥을 잡기 난해하지만, 동시에 다른 전통무용과 다른 동작과 흐름을 경험하는 것이 이 특별한 음악·무용의 매력이라 설명하기도 했다. 바로 그 익숙치 않은 음악을 일렉트로니카로 해체, 재구성해냈다. 심지어 그 안에 독특한 그루브를 심어넣었다. 특유의 무게와 장중함을 잃지 않으면서 말이다. 말 그대로 흥미진진하다. ★★★

 

[차유정] 국악을 주 모티브로 삼고 있지만 좀더 프로그레시브한 사운드를 펼치기 위한 일종의 방편으로 국악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자음과 금속의 느낌을 주는 둔탁함이 장르 표면에 흡수되지 않고, 각각 다른 소리를 내는 부분을 집중해서 들어야 하는 트랙이다. 오묘하다는 느낌보다는 익숙하다고 느꼈던 장르의 다른 이면을 드러내는 것으로 들린다.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귀인-형가
    해파리
    해파리
    최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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