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엄청 신경쓴 뮤직비디오, 샤프한 톤으로 가늘게 멜로디를 타고 흐르는 서동현의 싱잉 파트가 꽤 흥미롭습니다. 재지한 그루브를 만들어내는 밴드 편성의 편곡 접근까지 신선한, 전반적으로 준수하고 안정적인 알앤비 트랙입니다. 무엇보다도, 피쳐링으로 참여한 박지민의 압도적인 팝스러움이 가히 재발견이라 할 만 합니다. JYP 소속 당시에는 애매한 활동과 모호한 브랜딩 때문에 평가절하되긴 했지만, 가요적 감성이니 이국적이니 하는 분류를 무색하게 하는 압도적인 가창을 보여줍니다. 진성·가성·완급조절 모든 면에서 중반부 이후부터는 아예 다른 곡이 되는 인상이에요. ★★★☆

[유성은] 가성과 진성을 넘나들며 잔잔한 떨림을 머금은 빅나티의 목소리가 건반 중심의 재지한 비트와 절묘하게 결합한다. 노래인지 랩인지 모를 매혹적인 시간에 들어가 있다 보면, 어느새 제이미의 또렷하고 짙은 음색이 다른 매력으로 무장한 채 따라붙는다. 음색끼리 전쟁을 벌이는 듯, 사랑을 나누는 듯 3분 20초가 지나간다. 『Bucket List』는 《Show Me The Money 8》(2019)가 수확한 최상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빅나티(서동현)가 자신의 재능에 화려한 면면의 피쳐링진을 더한 7곡의 선물을 선사한다. 원슈타인 못지 않은 찬란한 목소리, 그리고 조금은 미완성인 가사에서 풋풋함과 치기가 느껴지는 앨범이다. ★★★☆

[차유정] 빈틈이 있는 것처럼 노래를 부르는데, 실은 전혀 허술한 지점을 찾아볼수 없을 정도이다. 끈적한 목소리 위에 정확한 발음을 기묘하게 잘 올려 멋지게 공을 굴린다. 빅나티는 그루브에 목소리가 깔려서 허우적거리지 않는다. 이 싱글에서는 목소리를 일단 앞세운 후 다른 악기의 음색을 입맛에 맞게 버무린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힙한 척도 그루브를 지나치게 숭배하지도 않는 영악한 곡이다. ★★★